"미분양 현황은 개별기업으로서는 치부인데 금호건설 현황을 얘기하겠다. 올들어 지난 8월 말 현재 수도권 분양률은 89%로 괜찮은 성적이지만 지방은 54%로 악화돼 있다."(신훈 주택협회 회장, 8월30일 건교부장관 조찬간담회)
주택건설업계를 대변하는 협회 회장들이 잇따라 `양심고백`에 나섰다. 영업비밀에 속하는 미분양 현황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정확한 미분양 현황은 이를 파악하는 현장소장과 주택영업본부장, CEO만 아는 기밀이다. 이를 공개하는 것은 장사꾼이 장부를 공개하는 것과도 같아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이는 그만큼 주택건설업계의 사정이 급박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징표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준공후 미분양 4채 중 1채는 정부에 `SOS`를 요청했다. 주택공사가 준공후 미분양 매입신청을 받은 결과 전용면적 60㎡이하 1131가구, 60㎡초과가 2928가구 등 총 4059가구(30개업체, 33개단지)가 신청했다. 이는 전체 준공후 미분양 1만5412가구의 26.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정부가 분양가의 80% 이하(감정가격 이하 수준)에 매입하겠다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매도하겠다는 업체가 30곳이나 나온 것이다.
정부는 지난 9월 20일 미분양 해소대책으로 내년까지 공공에서 5000가구, 민간에서 2만가구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언발에 오줌 누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민간의 미분양 해소책은 구속력이 없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
물론 주택건설업체들도 분양가를 낮추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업체들이 먼저 고분양가라는 `원죄`를 씻어내야만 수요자들도 `양심고백`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