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의 덫 남아있다"

WSJ,비관론자 견해 소개..고물가 저성장 위험 있어
  • 등록 2004-10-08 오전 10:16:32

    수정 2004-10-08 오전 10:16:32

[edaily 하정민기자]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분석했다. 세계 경제의 아킬레스 건인 고유가 문제가 남아있는 한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비관론자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관론이 세계 경제학계의 주류 의견은 아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1970년대보다 세계 경제의 위기 대처능력이 훨씬 커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1970년과 비교했을 때 세계 경제 상황은 많은 부분에서 호전됐다. 일단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고 각국의 에너지 효율성과 과도한 원유 의존도도 개선됐다. 금리 수준도 매우 낮으며 세계 경제의 생산성은 몰라볼만큼 향상됐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1970년대와 흡사한 점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유가 ▲테러위협 증가 및 전쟁 ▲각국 재정적자 증가 ▲달러가치 급락 ▲글로벌 성장둔화 조짐 등이 1970년대와 판박이라는 논리다. 비관론의 선봉에 선 투자은행은 모건스탠리다. 모건스탠리 런던지점의 조아킴 펠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내 믿음을 더욱 강하게 한다"고 말한다. 펠스 이코노미스트는 "1971년 배럴당 2.20달러에 불과했던 유가가 불과 3년만인 1974년 11.50달러로 뛰었다"며 "마찬가지로 1998년 10달러에 불과했던 유가가 불과 몇 년 사이에 52달러대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70년대와 마찬가지로 각국 정부가 경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확장적인(highly expansionary)`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ING파이낸셜마켓의 사이먼 굿펠로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역시 "1970년대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시기였다"며 "유가 급등으로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급증한 것은 아니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역사는 어느 정도 속임수다(History is more or less bunk)"라고 말했던 것처럼 1970년대와 지금을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다. 비관론자들도 이에 대해선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굿펠로 스트래티지스트는 "1970년대처럼 중동 산유국들이 가격담합을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6개월 내에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투자자들은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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