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GC녹십자가 글로벌 백신 회의에서 세계 최초로 독감백신 분석 난제를 기술적으로 해결, 백신 업계 호평을 이끌어 내면서 글로벌 워킹그룹 참여 러브콜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GC녹십자는 이번 워킹그룹 합류로 백신 분석법 개발을 주도해 글로벌 백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주권을 목표로 하는 K-바이오 위상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세계제약단체연합회(IFPMA) 독감백신(IVS) 테스크포스(TF) 그룹 산하 워킹그룹 참여를 제안받았다. IFPMA는 UN과 제약업계가 협업하는 연합회다. 독감백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병 팬데믹 전반에 관련한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IFPMA 내부에는 독감백신과 관련한 Influenza Vaccine Supply(IVS) International Task Force(ITF) 그룹이 있다. IVS TF에는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를 포함해 글로벌 제약사인 △애보트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CSL시퀴러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19개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GC녹십자(006280)가 러브콜을 받은 것은 IVS TF 산하 워킹그룹(Potency Alternative)이다. 이 워킹그룹은 글로벌 제약사 몇 곳이 참여해 독감백신 관련 역가시험 대체 시험법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난제로 꼽히던 역가시험 대체 시험법 개발 워킹그룹 합류 요청을 받은 국내 기업은 GC녹십자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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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가 이번 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은 독감백신 역가시험 관련 시험법 개발 연구다. 역가시험은 백신 안에 포함된 주요 약효성분의 함량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비슷한 항원을 선별해 각각의 항원 효력을 분석할 수 있는 최신 인플루엔자 백신 분석 연구 결과다.
녹십자의 이번 발표는 회의체 백신 기업 중 유일하게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한 사례다. 해당 연구결과에 대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회의 참석자들은 “흥미롭고 고무적인 결과를 공유해줘서 감사하다”, “추가적인 실험 결과가 있는가?” 등의 관심을 보이며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WHO 외에도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다가 독감백신에서 비슷한 항원이 여러 개 혼합된 상태에서도 각각의 개별 항원을 특이적으로 검출해 정확한 효력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발표를 통해 역가시험 관련 대체 시험법 개발 실무단에 참여 제안을 받았다. 한계 극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여러 글로벌 제약사 및 규제기관 등에서 많은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기존 독감백신 평가에 사용되는 역가시험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동 집약적인 시험법이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분석에도 제한이 있었다”면서 “보다 빠르고 정확한 분석법 개발 필요성이 글로벌 백신 업계에서 있었다. GC녹십자의 연구결과로 팬데믹 발생 때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워킹그룹 합류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함께 협업함으로써 위상을 나란히 할 수 있고, 최신 연구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WHO 등 국제회의체에서 주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백신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