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코로나19 탓에 3년 만에 열린 ‘서울세계 불꽃축제 2022’가 끝날 무렵, 김모(42)씨 부부가 남매 아이를 재촉해 발길을 돌렸다. 본 행사가 끝나는 오후 8시30분을 5분여 앞두고서였다.
김씨 부부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관람객 100만여명의 귀가길은 순탄치 않았다. ‘불꽃축제의 막을 내린다’는 사회자의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이 대거 여의나루역 쪽으로 몰리면서 떠밀리듯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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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 불꽃놀이를 함께 본 김모(31)씨는 “집이 서울 노원구인데 이제 갈 길이 너무 멀다”며 “불꽃놀이는 좋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어서 힘들고 진이 빠졌다”고 했다. 김씨는 “근처에서 맥주 한 잔 하고 가려고 했는데 찾아가기도 힘들 것 같다”며 “아, 집에 언제가지...”하고 허탈하게 웃었다.
아예 느즈막히 귀가하겠단 이들도 보였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공원 내 깔아둔 돗자리에 일행과 머물던 김모(29)씨는 “살짝 추워서 집에 가고 싶긴 한데, 어차피 지금가나 나중에 가나 도착 시간은 비슷할 것 같다”며 “그냥 친구들하고 수다떨면서 아까 찍은 사진들 좀 보다가 한산해지면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세계 불꽃축제는 한화그룹에서 2000년부터 사회공헌 사업으로 꾸준히 진행해 온 축제다. 올해는 코로나19 유행 3년만에 ‘위 호프 어게인(We Hope Again)’이란 주제로 열렸다. 주최사인 한화는 대략 100만명의 시민이 축제를 즐긴 것으로 추산했다. 한화 관계자는 “오후 8시경까지 여의도 행사장에서만 약 75만 명이 모였고, 인근 지역 관람객까지 합하면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