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김모(31)씨는 28일 아침 버스 정류장에서 오른쪽 발목 복숭아 뼈 골절을 입었다. 출근 버스에 급히 다가서다가 화를 당한 것이다. 전신 마취로 골절 부위 수술이 필요한 상태지만, 임신 초기 태아 건강에 영향을 줄 위험성이 있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폭설로 노면이 빙판길로 변한 27일과 28일 서울 시내 주요 병원 응급실에는 낙상으로 골절을 입은 환자가 줄을 이었다. 눈이 내리는 겨울철(11~2월)에는 다른 달에 비해 낙상사고가 평균 3배 더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험한 노년기 낙상
골다공증과 만성질환 등으로 뼈가 부실한 노년기에는 가볍게 넘어져도 골절 위험이 크게 따른다. 노년 낙상의 10%가 부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그중 절반은 골절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분석(근골격계 질환 보고서·2000년)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박원하 교수는 "노인은 걸음걸이가 느리고 앞으로 나가는 전진력이 약해 엉덩방아를 찧듯이 잘 넘어진다"며 "이 때문에 엉덩이 관절과 척추 압박 골절이 흔히 일어난다"고 말했다.
◆낙상, 예방이 최선책
길이 미끄러운 상황에서는 낙상 예방을 위해 걷는 속도와 보폭을 평소보다 10~20% 줄여야 한다. 구두 굽도 낮은 것을 신어야 하고, 노년층은 가능한 한 미끄럼 방지 밑창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춥다고 바지나 옷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평형 감각이 떨어져 넘어지기 쉽다. 장갑을 끼고 양팔로 균형을 잡으며 걸어야 하고, 급격한 회전은 피해야 한다.
무겁고 두꺼운 외투는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해 낙상에 대한 대처 능력을 떨어뜨린다. 가벼운 외투를 여러 겹 입는 것이 권장된다. 거리에 눈이 치워져 있더라도 응달진 곳은 얇게 살얼음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늘진 곳은 피해서 걷는 것이 좋다. 낙상은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해질 무렵에 흔히 발생하니, 이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