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기업인이나 필요한 인사들이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별도의 휴대폰을 마련하기로 했다.
청와대 집무실에 별도의 유선전화를 놓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퇴근 후에도 전화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휴대폰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이 사용하는 017 번호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017은 지난 2002년 SK텔레콤과 합병된 신세기통신이 사용하던 식별번호다. SK텔레콤(017670)이 011, KTF(032390)가 016, LG텔레콤(032640)이 019 번호를 썼듯 신세기통신은 017을 식별번호로 사용했다.
지금은 정부의 번호통합정책에 따라 이통사 구분 없이 신규가입자는 010 번호를 부여받는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이 017이라는 식별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사연은 이렇다.
청와대의 경우 지난 98년 12월부터 017 번호를 사용했다. 별도의 국번호(7XX)도 있다. 따라서 '017-7XX-XXXX'는 청와대 직원 휴대폰 번호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를 떠나면 017 번호를 반납해야 한다. 회사나 단체가 법인용으로 마련한 휴대폰과 비슷하다.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퇴직시 더는 그 번호를 쓸 수 없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청와대 직원끼리는 식별번호와 국번호 없이 뒤 네자리 번호만 누르면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017-7XX-XXX1'을 쓰고 있는 사람이 '017-7XX-XXX2'로 전화를 걸 때 마지막 네자리 번호만 누르면 상대방과 통화를 할 수 있다. 010 사용자끼리는 식별번호를 누르지 않고도 통화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대통령이 단축번호로 저장하지 않은 보좌진 등에 직접 전화를 걸 때 사용하면 유용한 기능이다.
한편으로는 청와대가 정부의 번호통합 정책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010 번호 사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80% 수준에 이르면 011, 016, 017, 018, 019 등의 식별번호를 강제로 010으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010 번호 사용자는 55% 정도다. 3세대 휴대폰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내년 정도면 010 사용자가 8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방통위가 010 번호통합 작업을 하기에 앞서 청와대를 설득해야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질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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