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가 미국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에미상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부문 후보에 올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제76회 에미상 후보 목록에 따르면 테리는 북한 주민의 탈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공동 제작자 4명 중 한 명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부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미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된 ‘비욘드 유토피아’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의 도움 아래 탈북민 가족의 목숨을 건 실제 탈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1월 미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영돼 호평받았다. 올초에는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상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 후보에 올랐다.
테리는 CIA를 떠난 지 5년 만인 2013년 6월부터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테리는 전일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됐다가 보석금 50만달러(약 6억9050만원)를 내고 체포 당일 풀려났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처음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 장관으로 가장한 인물로부터 연락을 받았으며, 10년 동안 루이비통 핸드백과 3000달러(약 415만원)짜리 돌체앤가바나 코트,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 최소 3만7000달러(약 5126만원)의 자금을 대가로 받았다.
미국 검찰은 그에게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FARA에 따라 외국 정부나 정당, 회사 등의 정책 및 이익을 대변하거나 홍보하는 사람은 미 법무부에 등록하고 그 활동을 보고해야 하는데 테리는 이 규정을 알고서도 고의로 지키지 않았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테리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