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설사 염증성장질환자, 스트레스 달고 살아

화장실 자주 가는 모습에 타인의 수군거림 걱정에 각종 모임 두려워
  • 등록 2017-12-22 오전 8:56:30

    수정 2017-12-22 오후 3:50:0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염증성장질환은 복통과 설사, 대변을 참지 못하는 대변 절박증의 증상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쉽다. 항상 피곤하고 신체가 약해져 있다는 느낌으로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이 위축되고 생활 패턴이 변화된다.

◇ 화장실 접근성 최우선으로 생각 ‘각종 모임 꺼려’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화장실이다. 대변 조절감 상실은 일상생활에서 화장실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이 가족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걱정한다. 만성경과와 합병증에 대한 걱정은 물론, 본인의 이미지가 나빠져 대인관계에서 매력이나 친근함을 잃는 것을 염려한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연말 모임 등 타인과 함께하는 자리가 염증성장질환 환자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라며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 하는 행동을 숨기게 되며, 환자 스스로 더럽다는 느낌을 가지면서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불안과 우울 동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져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스트레스 증가로 불안이나 우울 등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한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자는 증상의 완화상태를 유지하는 관해기에 불안과 우울 증상이 29~35%가량 동반된다. 재발로 악화되는 기간에는 불안증상이 80% 이상, 우울증상이 60% 정도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는 증상으로 인해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고 인지적 왜곡이 일어나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예를 들어 저녁 모임에서 대변을 참지 못해 화장실에 오래 있으면 같이 있던 사람들이 본인에 대해 수군거릴 것으로 지레짐작하는 것이다.

김종우 교수는 “부정적 생각이 들면 모임에 가서도 화장실을 가지 않기 위해 먹는 것을 피하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대인관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라며 “이러한 걱정은 감각을 예민하게 해 오히려 복부 팽만감과 복통을 유발한다”라고 밝혔다.

◇ 증상 경험 공유하는 그룹 인지행동치료 효과적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심리적 문제 해결에는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인지행동치료는 부정적인 생각을 합리적으로 고쳐 행동하게 만든다. 특히 그룹 인지행동치료는 자신의 경험을 같은 질환의 환자와 공유하면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긴장이완법과 복식호흡훈련, 바이오피드백, 명상, 정신치료, 최면치료 등도 도움준다.

최근 장내 미생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뇌 축(Gut-Brain Axis)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장과 뇌는 쌍방향으로 내장신경계, 교감신경 등 신경계 경로와 사이토 카인, 호르몬 등 체액성 경로, 미세염증반응을 매개하는 면역성 경로를 통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장-뇌 축을 통해 장내 미생물과 기능변화가 불안과 우울 증상 등 뇌 기능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반대로 뇌의 변화도 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김종우 교수는 “장이 튼튼해야 뇌도 튼튼하고, 반대로 뇌가 건강해야 장도 건강할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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