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합의 파기와 대화중단이 北핵발전 촉진” 尹정부 대북정책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 9.19군사합의 중단 비판 입장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 책 ‘핵의 변곡점’ 언급
북핵문제 변곡점마다 정치적 결정이 상황 악화
“합의 파기와 대화중단은 北핵발전 촉진” 주장
  • 등록 2023-12-10 오후 2:34:06

    수정 2023-12-10 오후 7:09:09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핵 권위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의 책 ‘핵의 변곡점’을 소개하며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의 핵발전을 촉진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가 9.19 공동선언의 군사분야 부속합의서인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 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헤커 박사의 핵의 변곡점은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며 “이 책은 외교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 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이 합의 파기라는 말을 언급한 것은 최근 윤석열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를 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응 차원으로 ‘9.19 남북군사합의’ 중 대북 정찰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행사에 참석해 9.19 남북군사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파탄을 맞고 있는 지금 남북군사합의는 최후의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언젠가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 간에도 군사합의를 더욱 발전시켜 재래식 군비까지 축소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결국은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의 위기를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며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진정성있는 대화 노력으로 위기가 충돌로 치닫는 것을 막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남북 간 대화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나치게 진영외교에 치우쳐 외교의 균형을 잃게 되면, 안보와 경제에서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며 “동맹을 최대한 중시하면서도 균형 있는 외교를 펼쳐나가는 섬세한 외교전략이 필요하다”고 윤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여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논평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집권 5년 내내 ‘종전선언’을 재차 주장하며 북한을 향한 일방적 구애와 지독한 짝사랑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북한의 화답은 우리 국민과 영토에 대한 ‘위협’뿐이었던 것도 기억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말로만 하는 평화 타령, 북한을 달래고 북한에 읍소한 대북정책의 결과는 무엇인가. 문 전 대통령은 이에 답하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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