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을 연속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비트코인은 소폭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가상자산)은 낙폭이 컸다. 알트코인이 휘청이면서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2%를 넘었다.
29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8시3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8% 하락해 3만100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 대표격인 이더리움은 3% 떨어져 1830달러에 거래 중이다. 카르다노, 도지코인, 솔라나, 폴리곤 등은 5~8%씩 큰폭으로 하락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1608억 달러로 전일 대비 2.9% 줄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연이은 회의에서 (금리를) 움직이는 방안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연준이 금리를 연속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지속적으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시장에선 연준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인상과 동결을 반복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런 기대와 반대되는 것이라 동요가 컸다.
비트코인은 알트코인 보다 타격을 덜 입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악재에 대한 방어력도 높아진 모양새다. 알트코인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알트코인을 증권으로 규정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알트코인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더 확대됐다.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2%를 넘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