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이재명을 어떻게 평가할까?…"한국의 버니 샌더스"

로이터, 이 지사를 한국의 버니 샌더스로 비유
급진적 쟁책으로 유권자들 호불호 뚜렷한 점 한계
현 정권, 보수야당 싫어하는 유권자의 대안으로
닛케이 “계급 고착화된 韓에서 흙수저 출신” 설명도
  • 등록 2021-09-19 오후 7:00:00

    수정 2021-09-19 오후 7: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한국의 버니 샌더스”

로이터통신은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가리켜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는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천명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미국의 정치가입니다. 2016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전통의 강자 힐러리 클린턴과 접전을 펼치며 전세계에 이름을 떨쳤습니다.

로이터는 현재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 지사의 모습이 샌더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 또한 진보적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해 명성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급진적인 모습, 양날의 검으로

이 지사는 여러 나라에서 ‘급진적’이라고 여겨지는 ‘기본소득제’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실험적으로 경기도 내 거주하는 만 24세 청년에게 1년 간 총 100만 원의 경기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대응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한때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취급받았던 종교단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에 대한 강제 역학조사를 벌였고 종교 시설을 강제로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 때도 경기도 내 유흥업소에 2주 동안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신속한 조치로 감염을 차단해 ‘사이다’란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의 급진적인 모습은 양날의 검이었습니다. 목표를 정해 저돌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모습은 누군가에겐 통쾌함을 선사했지만, 타협을 모른다는 비판도 컸습니다. 이에 따라 대선 전까지만 해도 이 지사의 돌풍을 예견한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외신도 다르지 않았죠.

특히 그가 가진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문제였다고 로이터는 꼬집었는데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지지율을 확보한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뒤를 잇는다는 명분으로 무장한 ‘친문’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 큰 지지를 못 받을 것이란 예측이 강했다는 설명입니다.

현 정권 실망 + 흙수저 신화에 지지율 상승

하지만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에 끝없이 오르는 집값, 열악한 고용 환경, 조국 사태 등으로 현 정권에 등을 돌리는 시민이 많아졌다고 로이터는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주의자로 대표되는 야당은 정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이용하려고만 했다고 로이터는 평가합니다. 결국 현 정권도, 보수 야당도 아닌 새로운 대안으로 이 지사의 인기가 높아졌단 겁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수저 계급론’을 거론했습니다. 사실상 계급이 고착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비주류’ 인사가 정권의 주요 인사로 자리매김하는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단 것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이 지사 지지자들은 “흙수저 출신인 그가 기득권에 영합하는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버니 샌더스라는 평가를 이 지사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 지사는 “더이상 자신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실패한 샌더스와 비교하지 말아달라”라고 했습니다. 그는 정권을 잡으면 타협을 통해 정책을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처럼 자신의 정책만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대선 후보로도 뽑히지 못한 패배자의 이미지를 걷어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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