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항공사, 신용등급 부진한데…신용도 끌어올린 美항공사 비결은

영업환경 개선에도 韓FSC 신용도 하락…美 최대 6노치↑
미국, 대형항공사 통합으로 수익성 제고…투자지출 감당
한국, 경쟁 심화로 수익성 개선 제한…계열 지원도 부담
  • 등록 2018-03-24 오후 2:18:32

    수정 2018-03-24 오후 2:18:32

한국항공사 현금흐름 추이.(이미지=한국기업평가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의 신용도 리스크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세계 항공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동안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저하로 신용도 하향 추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미국 항공사들은 같은 기간 오히려 신용등급이 상향하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항공사 재무 정책과 경쟁 강도, 계열 지원 차이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양호한 실적에 때란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있지만 항공사별 대응에 따라 신용도 방향성도 달라질 전망이다.

◇업황 좋아지는데…근심 느는 대한·아시아나항공

24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전세계 항공여객 수요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5.5%씩 성장했다. 지난해 화물운송 성장폭도 9% 이상을 기록했다. 항공유가는 2014년부터 지속된 저유가 기조로 비용 부담이 낮아졌다.

양호한 전방산업 분위기와 달리 국내 FSC 신용등급은 외려 하락세다. 한국기업평가 평가를 보면 대한항공(003490) 신용등급은 2013년 ‘A(안정적)’에서 2016년 12월 ‘BBB(안정적)’까지 낮아졌고 아시아나항공(020560)도 2015년 ‘BBB+(안정적)’에서 2016년 12월 ‘BBB-(안정적)’로 강등됐다. 반면 미국 대표 FSC인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과 대형 저비용항공사(LCC) 사우스웨스트 신용등급은 2011년 이후 최소 1노치에서 최대 6노치 상향됐다.

한국과 미국 항공사의 신용등급 방향 차이는 먼저 항공시장 환경과 경쟁구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2000년대부터 진행한 대형 인수합병(아메리카웨스트-US에어웨이, 노스웨스트-델타, 컨티넨탈-유나이티드, US에어웨이-아메리칸 에어라인, 알래스카항공-버진 아메리카)으로 경쟁구조 변화를 가져왔다. 승객수 기준 미국 상위 4개 항공사 시장점유율은 2004년 46%에서 2016년 65.2%까지 상승하며 시장 지위를 높였다. 반면 한국 양대 항공사 시장점유율은 같은기간 79%에서 43%로 크게 낮아졌다.

현금 흐름과 재무 구조 차이는 신용등급 방향성을 가른 주요 요소다. 한기평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 유나이니티, 사우스웨스트를 분석한 결과 2011년~2017년 3분기 한국 항공사 현금흐름은 유출이 유입보다 많았지만 미국 항공사는 분석기간 고르게 유입이 유출보다 많았다. 서강민 한기평 연구원은 “한국 항공사들은 영업현금흐름과 그외 현금흐름 유사성을 찾기 힘든데 미국은 영업현금흐름과 비례해 투자와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국내 항공사와 달리 미국은 최근 상각전영업이익(EBITDAR)마진이 이전 고점을 2010년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서 연구원은 “2000년대 중후반 대형 항공사 통합으로 공급이 통제돼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고 개별기업이 지속 운영비용 통제를 추진했다”며 “한국은 저비용항공사의 확장 등 경쟁심화로 단위당 수익력(Yield)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를 운영하는 특성상 항공기 투자는 현금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투자지출 대비 영업활동현금흐름(영업활동현금흐름/투자지출)을 보면 국내 항공사는 주로 1배 이하에 머물렀다. 영업으로 버는 돈이 투자지출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차입금 증가를 불러왔다. 반면 미국 항공사들은 해당 비율이 대부분 1배 이상으로 투자 지출을 감당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계열 관련 지출 우려는 크지 않다. 미국 경영 정책상 주주가치 증대가 중요 이슈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가 확대됐지만 증가하는 영업현금흐름에 연동한 지출규모와 잉여현금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용등급은 상향됐다.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2013~2014년 한진해운에 대한 대여금과 유상증자, 2015~2016년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 출자로 대규모 현금이 유출됐다. 아시아나항공도 금호터미널 지분 인수(2011년)와 매각(2016년),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 지분 50% 인수(2013년) 및 매각(2016년) 등으로 자금 유출입이 크게 발생했다. 유상증자·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했지만 부족한 유동성을 보충하는 수준일 뿐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차입금 규모를 볼 때 델타는 작년 매출(412억달러)대비 작년 9월말 차입금(88억달러)로 21%에 불과했다. 유나이티드와 사우스웨스트도 각각 37%, 14%에 머물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21%, 76%로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 만기구조도 미국 항공사들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10% 수준이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0.2%, 47.5%에 달했다.

한국항공사 현금흐름 추이.(이미지=한국기업평가 제공)
◇영업환경 개선세…지출 줄이고 수익성 개선해야

희망은 있다. 올해 영업환경은 지난해와 유사하게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중 관계 회복과 화물수요 증가 등도 긍정적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차입금이 크게 줄어 조정순차입금의존도는 2016년말 67%에서 작년 9월말 61%까지 낮아졌고 올해는 신용등급 상향변동요인으로 제시한 수준(3년 평균 60% 이하)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한진해운 청산 등 계열 지원 부담은 크게 완화됐고 대형기 투자 계획도 일단락됐다”며 “향후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면 신용도 개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단기간 신용등급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차입금이 상당히 줄었고 올해 영업실적도 앙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입구조의 질적 안정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서 연구원은 “유동화 차입금의 신용등급 트리거 등 신용위험이 확대될 이슈가 남았고 계열 관련 이슈도 점검이 필요하다”며 “향후 추가 투자지출 감축이나 수익성 향상이 없다면 조정순차입금의존도가 유의미한 수준까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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