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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전 2018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가 열린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 30분만 서있어도 발이 얼얼해지는 추위 속에서도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김 장관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동계올림픽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에 나섰다. 자원봉사만 벌써 두번째다. 국가 안전을 총 책임지는 행안부 수장답게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장관들 중 유일하게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김 장관은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올림픽이 치러지고 있다”며 “아마 이번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고 나면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자심감도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유난히 재난사고와 인연이 깊다. 지난해 7월 행안부 장관 부임 후 포항 지진부터 제천·밀양 화재 등 대형 재난사고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때마다 가장 빨리 현장을 찾았고 그 속에서 그동안 우리가 안전에 대해 얼마나 둔감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는지 여실히 느꼈다.
예컨대 제천 화재에서 논란이 됐던 드라이비트와 같은 소재는 안전을 생각한다면 결코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게 김 장관의 생각이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을 이용한 단열재로 가격이 싸고 단열 성능이 높지만 화재 발생시 불쏘시개의 역할을 하는 위험한 소재다. 그는 “건축자재는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만 허가해줘야 하고 관련 아이디어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어떤 벽지는 작은 소화입자가 묻어있어 불이 나도 타지 않는다. 이런 제품들은 비용이 들지만 더 대중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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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자원봉사자가 1만5000명인데 그 중 70%가 여대생들이라 아무래도 성폭력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상담건수도 벌써 20건이 넘었다. 전 세계 수많은 젊은 남녀들이 참여하는 올림픽 경기장 내에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한 사례는 처음이라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관계자들이 와서 벤치마킹을 해갔다”고 말했다.
최근 각계각층에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과 연관해서도 성폭력상담소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미투운동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여성가족부가 범정부적 컨트롤타워가 되서 성희롱·성폭력 방지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