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날 휴대폰보다 크기가 큰 노트북 등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조치를 유럽 노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라판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신문에 따르면 주요 항공사 경영진들은 이날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달받았다. 한 미국 항공산업 임원은 “유럽발 미국행 항공기 기내 전자기기 반입금지는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노트북 등의 기내 반입금지는 유럽 항공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미국 노선을 사업차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데 이들은 기내 랩톱 사용에 익숙하다. 기내 반입 금지 조치가 적용되면 유럽-미국 직항이 아닌 기내반입 금지 조치가 적용되지 않은 경유 항공기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유럽-미국 직항을 운영하는 영국항공, 에어프랑스-KLM, 독일 루프트한자 등 유럽 항공사와 델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미국 대형항공사의 수익에 부정적일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기내 전자기기 반입 금지 조치는 중동 예멘에 본거지를 둔 알-카에다 테러집단이 항공기 등에 폭발물 등을 싣고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테러 우려 때문에 시행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슬림이 많은 국가 여행객들의 미국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기 위해 이같은 정책을 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