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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일부 주요 대학들의 공식 애플리케이션(앱) 지도 화면에 동해가 ‘일본해’,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대학들이 자체 앱에 구글 지도를 사용한 탓이다.
최근 화웨이·테슬라 등 외국 기업들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지도를 게재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왔던 만큼 국내 유수의 대학들이 동일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무관심과 부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6일 국내 주요 대학 앱을 살펴본 결과, 성균관대·경희대·건국대 등이 동해는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하고 있었다. 이들 대학의 앱은 캠퍼스 지도와 버스 노선 등 표시에 구글 지도를 이용하고 있다.
‘maps.google.co.kr’로 접속하면 정상적으로 동해와 독도로 나타난다. 대학 측이 민감한 표기 문제에 대한 별 다른 의식 없이 앱에 글로벌 버전을 연결해 사용한 결과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반면 서울대·고려대·중앙대 등이 학교 앱에 국내 포털사이트 지도를 활용해 동해와 독도를 바르게 표기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된다. 또 한양대는 이들 대학과 마찬가지로 앱에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지만 동해와 독도를 바르게 표기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학교 학생들은 “학교 측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질타했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김모(24)씨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10억엔 지원 문제 등을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씁쓸한 기분”이라며 “내가 다니는 학교가 이런 사소한 부분들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들은 이런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구글 지도 자체의 문제이지 학교 측에서 일부러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동해, 독도 표기가 제대로 돼 있는 지도 서비스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희대·건국대 측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사실 관계를 파악해 대응책을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