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긍정적 측면 간과..과민반응"

정부, '양적완화 조기종료 이슈관련 10문10답' 배포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과도하면 거시건전성 조치"
  • 등록 2013-06-23 오후 3:43:23

    수정 2013-06-23 오후 3:43:47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는 23일 버냉키 쇼크로 촉발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미국 경제 회복, 양적완화 종료일정의 명확한 제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의 긍정적인 측면은 간과하고, 양적완화 축소재료에만 과민 반응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언론사에 배포한 ‘양적완화 조기종료 이슈 관련 10문 10답’ 자료에서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견조한 기초 경제체력으로 다른 신흥국에 비해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 5월 22일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시사 발언 이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는 “주요국 양적완화와 양적완화 조기종료 등 이슈로 인해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과도해 우리경제 거시건전성 훼손이 크게 우려될 경우 거시건전성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평채 발행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10문10답 내용.

▲정부의 최근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이슈에 대한 인식과 향후 대응방향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상당기간 지속돼 온 초저금리상황이 자연스럽게 조정돼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는 시장이 미국 경제 회복, 양적완화 종료일정의 명확한 제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의 긍정적인 측면은 간과하고 양적완화 축소재료에만 과민 반응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글로벌 시장불안이 국내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다. 미국 경기회복과 함께 우리경제도 저성장세를 극복할 수 있도록 추경·투자 등 정책패키지를 신속 추진하고 필요시 추가방안을 마련하겠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간 긴밀한 협의 하에 자본유출입 등 국내외 경제금융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 또,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시나리오별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했으며,시장불안 조짐이 발생할 경우 이러한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금융·외환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큰 편인지?

-5월부터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증가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견조한 기초 경제체력(경상수지 흑자, 외채구조 개선 등)에 따라 여타 신흥국 대비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심각한 수준 아닌지?

-지난 5월 22일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시사 발언 이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5월 22일 이후 외국인 주식 순매수는 4조원에 달했지만, 이는 최근 수년간의 유입세가 조정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뱅가드 펀드 벤치마크 변경(MSCI→FTSE)의 기술적 요인, 특정기업 실적 우려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또, 5월22일 이후 외국인 채권 순투자는 1조6000억원 유입됐다. 신흥국과 달리 양호한 기초 경제체력을 인식하면서 외국인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기·안정적 성향을 보이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높은 비중 및 상대적으로 낮은 외국인비중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일부 언론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2008년 금융 위기시 156조원 유출됐으며, 이를 감안할 때 현재 300조원까지 유출가능하다고 하는데?

- 국내 주식·채권시장내 외국인 보유잔액의 기간별 차이와 외국인 주식·채권자금 유출입규모를 혼동한 결과다. 2008년말 이후 국내 주식·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자금 규모는 100조원 수준이며, 2008년중 실제 유출된 외국인 주식·채권자금 유출규모는 45조원수준이다.

300조원에는 2008년말 이후 유입된 외국인 증권자금과 무관한 2008년말 현재 외국인 주식·채권 보유잔액 약200조원의 가치 증가분이 포함되면서 과다 계산됐다. 아울러, 2008년 이후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 전체를 미국 양적완화와 관련된 자금으로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것 아닌지?

-최근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이슈와 관련, 주요 외신과 해외 IB 등은 단기적으로 신흥국 전반이 자금 유출 등 큰 충격을 받고 있으나 그 영향이 국가별 경제여건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재정건전성과 대외건전성(경상수지 흑자, 단기외채 감소 등) 등 기초 경제체력이 여타 신흥국 대비 양호하기 때문에,무디스와 모건스탠리 등 신평사와 해외IB는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오히려 미국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 등 측면에서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주식·채권 등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나,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국내여신 부문에서 외부충격에 덜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경제는 미국 경제 회복의 이득이 크기 때문에 한국 주식 매수를 권고하기도 했다.

▲최근 CDS 프리미엄, 한국물 가산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국내 외화유동성은 충분한 수준인지?

-최근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우려로 글로벌 채권 투자심리가 급랭한 상황에서 여타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물 외화표시 채권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런 해외차입 애로를 단기간 시장변동성 확대에 따른 전환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으며, 시장 불안심리가 완화될 경우 해외차입이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해외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신뢰가 높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향후 시장상황이 안정될 경우 한국물 차입여건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외평채 CDS 프리미엄 상승 폭도 여타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한편, 국내은행들은 글로벌 차입여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규모의 외화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5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281억달러로, 단기외채 규모(1222억달러)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의 대외안전판으로서 충분한 수준이다.

▲최근 환율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한 것 아닌지?

-버냉키 의장의 최초 양적완화 축소시사 발언(5.22일)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다만,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며, 대부분의 신흥국·선진국 환율의 변동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버냉키 의장 발언으로 촉발된 시장 불안심리가 완화돼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 조정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경우 환율은 국가별 기초 경제체력을 반영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따른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시장 및 해외자본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심리에 따른 쏠림 현상, 변동성 확대를 겨냥한 투기거래 등으로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시장안정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조만간 거시건전성 조치를 조정할 예정인지?

-주요국 양적완화와 양적완화 조기종료 등 이슈로 인해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과도해 우리경제 거시건전성 훼손이 크게 우려될 경우 거시건전성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외평채 발행계획은?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과 관련,발행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 북한이슈 및 민간부문 해외채권발행의 벤치마크 설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 아닌지?

-국제신용평가사는 최근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이슈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가 한국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무디스는 ‘신용전망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로 현행을 유지했다.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자(Tom Byrne 부사장)은 지난 20일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 신용등급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경기회복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오히려 기회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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