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517회 추첨(2012년 10월 27일)에서 1등에 당첨돼, 당첨금 26억5905만7725원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인 이기석씨는 “아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로또 1등 당첨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게 아내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29일 오후 자신에게 로또 1등 번호를 추천해 준 로또복권 전문업체 사무실에서 당첨 축하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점을 방문해 1등 당첨금을 수령한 직후였다.
세금을 제외하고 그가 받은 당첨금은 18억1456만9015원. 그런데 이 씨는 이 금액을 한 통장에 다 넣지 않고 각각 10억원과 나머지 금액 8억1400만원이 들어있는 두 개의 통장으로 나눠서 입금해 가져왔다.
이 씨는 “첫 번째 통장은 저를 위해, 다른 하나의 통장은 아내를 위한 특별한 선물입니다. 농협 여직원도 아내에게 선물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야 세금도 적게 낸다고 조언해줘서 그렇게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씨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내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느 날 이 씨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했다. 전치 10개월. 병원에서도 시간이 지나도 완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생활과 재활치료에만 수 년이 넘게 걸렸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당시의 사고 기억이 꿈에 자주 나타나, 신경안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최근에 더욱 심해져 자주 악몽에 시달렸다.
재활기간 동안 몸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내는 목욕부터 배변, 먹는 것까지 모든 걸 이 씨 옆에서 챙겨야 했다.
이 씨는 “못난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에게 고마우면서도 늘 미안했었는데, 이렇게 로또 1등에 당첨되니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제는 가장으로서 어깨 펴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었다는 이 씨는 “여보 당첨금 찾았어. 가서 통장 보여줄게. 사랑해. 내 인생의 로또는 바로 당신이야!”라며 목이 메이는 목소리로 아내에게 사랑을 전했다.
이 씨의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아내의 정성에 하늘이 감동의 선물을 내리셨나 봅니다”, “축하합니다. 교통사고 후유증 정말 힘든데 잘 이겨내시고 좋은 일이 일어나네요”, “고생 끝에 낙이 오네요. 정말 현명하고 예쁘신 아내 분을 만나셨나 봅니다”, “사연을 읽으면서 저도 눈물이 나네요.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1등이 돌아가 저도 기쁩니다” 등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