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 과시한 버핏, 후계자는 `아직…`(종합)

건강 질문에 "매우 좋다" 답해
후계자 언급 없어..대규모 M&A 추진할 것
  • 등록 2012-05-06 오후 2:29:59

    수정 2012-05-06 오후 2:29:59

[뉴욕=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김기훈 기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회사 주주총회에 참석, 건강 악화설을 일축하고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또 세간의 가장 큰 관심사인 후계자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당분간 은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버핏은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건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좋다(terrific)"고 답했다. 이번 발언은 자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81세의 고령인 그는 최근 전립선암 1기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버핏은 "내 전립선암은 초기이며 오는 7월부터 받게 되는 방사선 치료 역시 별일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의사 4명의 조언을 듣고 있다"며 자신이 투자한 초콜릿 회사의 초콜릿을 가리키고는 "잘 먹고 있다"고 농담까지 했다.

그는 각종 설이 무성한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버핏은 "누가 나를 대신해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든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훌륭하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후계자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게다가 자신을 담당하는 의사 중 누구도 입원하라거나 업무를 줄이라는 권유를 하지 않고 있다며 CEO직 유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의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버핏의 후계자로 아지트 자인이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의 재보험 부문을 이끌고 있는 아지트 자인은 지난해부터 버핏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버핏은 후계자 문제와 달리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비교적 구체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버크셔는 여전히 메가딜(대규모 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220억달러 규모의 기업 인수를 검토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내로 200억달러 규모의 M&A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게 불발될 경우 내년에 300억달러 규모의 M&A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주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버핏은 "버크셔가 애플과 구글을 사들이기엔 너무 위험하다"며 코앞으로 다가온 페이스북 기업공개(IPO)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글로벌 금융권에 대해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건강해졌지만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은행들의 상황은 아직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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