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지난 3분기 말까지 107억달러를 들여 총 650만주의 IBM 주식을 매입, 5.5%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버크셔해서웨이가 그동안 투자한 기술주 가운데 최대 규모며 버핏이 보유한 기업지분 가운데서도 코카콜라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버핏은 IBM 주식가치는 그간 주가가 오르며 121억달러까지 증가해 136억달러의 코카콜라 뒤에서 달리고 있다.
◇ 평소 기술주 투자꺼려..최근 변화기류 감지 버핏이 대표적인 기술주인 IBM주를 매입한 것은 상당히 놀라운 결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오랜 절친한 친구임에도 불구, 항상 기술주 투자에 대해 꺼려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항상 "IT업체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모르기 때문에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지분변동 보고서에는 IBM뿐만 아니라 인텔과 함께 위성TV업체인 다이렉TV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버핏의 평소 투자결정을 감안하면 이 역시 파격적이란 평가다.
◇ 기술주 아닌 IBM의 다른 매력 봤을 가능성에 무게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술주에 대한 버핏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버핏은 IBM 주식을 산 이유에 대해 "IBM이 2015년까지 중기 로드맵을 구축해 놓은 것을 인상 깊게 봤고 IBM의 연간 사업보고서를 계속 눈여겨봐 왔다"고 말했다. IBM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고객을 찾고 유지하는 장점을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CNN머니는 "투자자들은 IBM 지분 매입이 버크셔해서웨이가 기술주를 매입하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품이 많은 다른 IT주와 달리 저평가된 블루칩이기 때문에 버핏이 IBM을 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IBM이 보유한 특허나, 버핏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팬이기 때문이 아니라 평소 실시하는 대규모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또한 매력적으로 봤다는 판단이다. 이를테면 애플 역시 IT 분야에서 IBM과 위상은 비슷하지만, 대규모 배당을 하지는 않고 있다.
결국 IBM이 기술분야에 가깝긴 하지만 버핏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폴 노틀 디어본파트너스 이사는 "IBM이 기술주긴 하지만 버핏이 IBM에 관심을 둔 것은 기술주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IBM은 컨설팅기업에 더 가깝고 이를 통해 기술주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