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2020)삼성② `GS루트`를 아시나요?

2012년 거대 디지털시장 열려..세계 1위 제품 늘린다
비전 2020 실행..新사업 구축, 창조경영, 인재양성 박차
[이데일리 창간10주년 특별기획]
  • 등록 2010-03-22 오전 10:01:05

    수정 2010-03-22 오전 11:40:17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디지털 보부상, 기회 포착의 달인, 기동 타격대, 기록 제조기···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게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별명들이다.   

최 사장은 과거 DM(디지털미디어)사업부문 사장 시절부터 한 해 1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그의 출장 스케줄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법이 없다.  항상 빠르게 움직이면서 성과창출에 몰두한다. 

과거 최 사장은 자신의 남미 출장 일정을 공개한 적이 있었다.

▲일요일 인천 출발→뉴욕 도착, 주재원 저녁 ▲오전 업무보고→상점 시찰후 마이애미행 비행기 탑승→주재원 저녁 겸 업무보고 ▲새벽 1시 비행기 탑승→새벽 4시 반 브라질 마나우스 도착→오전 7시 조찬→현지공장 현황 보고 및 시찰 ▲상파울루 이동→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칠레 산티아고·페루 리마·콜롬비아 보고타 등 유사일정으로 하루씩 체류 ▲멕시코 멕시코시티 도착 후 다음날 오전 티후아나 공장 방문→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로 이동, 주재원 저녁 ▲LA 공항으로 이동, 귀국편 탑승→인천공항 도착

그의 살인적 출장일정이 알려지면서 최지성(CHOI GEE-SUNG) 사장의 이니셜을 딴 `GS루트`라는 게 생겼다. GS루트가 삼성전자의 표준 남미출장 일정표가 됐다는 일화다. 

삼성전자에서 TV와 홈씨어터 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윤부근 사장,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 등 고위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쪼개 숨가쁘게 움직이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출장길 후 인천공항에 내리지마자 바로 회사로 출근해 업무를 소화한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2010에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가운데)에게 삼성전자 전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년 디지털 황금기를 잡아라"

최근 삼성전자는 2년 뒤 찾아올 `디지털 황금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황금기란 최 사장이 유럽 최대 IT전시회인 IFA(Internationale Funk Ausstellung)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그는 IFA에서 기조연설을 두 차례 맡은 적이 있다. 지난 2003년 IFA에선 `디지털 르네상스`라는 말을 사용했다. 가전제품의 디지털화와 융합시대가 올 것임을 예상했었다. 그의 예상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최 사장의 `디지털 르네상스론`은 3년 뒤 IFA 2006에서 `디지털 황금기`라는 표현으로 진화했다. 그는 "앞으로 디지털 붐이 일어나 2010년 이후에는 누구나 쉽고 다양하고 풍부한 디지털 경험을 누리는 디지털 황금기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문화의 확산과 제품 수요로 디지털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당시 가전시장이 쇠퇴하는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소리냐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분석은 적중했다.

최 사장은 작년 IFA 2009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지털 황금기가 2012년에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세계 경기가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2012년에는 세계 TV 시장이 3억대, 휴대폰 15억대, PC 4억대, MP3 제품 2억대, 디지털카메라 2억대로 커져 거대한 디지털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는 말을 던졌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하는 제품을 더욱 늘리겠다는 뜻이다.

최 사장은 당시 "수년간 창조경영과 준비경영을 해오면서 체질을 개선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노베이션을 가미하면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다"고 의욕을 보였다.

TV와 휴대폰의 성공 DNA를 에어컨과 생활가전, 디지털카메라 등 모든 완제품 전 제품에 주입해 세계 시장에서 1위를 하는 제품군을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2010년은 100년 위한 원년"

삼성전자는 올해를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 2020`을 구체화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오는 2020년엔 매출 4000억 달러, IT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특히 2010년은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끼우는 첫째 단추라는 점에서 6가지 사업방향을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세계 1위인 사업은 2위와 격차를 더 벌리고, 1위에 오르지 못한 사업은 1위와 격차를 좁힌다는 목표다.

즉 TV와 메모리반도체, LCD 등 현재 시장에서 1위인 사업은 `초경쟁력`을 확보하고, 휴대폰은 1위와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목표다. 프린터, 컴퓨터, 생활가전, 시스템LSI, 네트워크, 이미징 등 육성사업은 조속히 1등 반열에 오르도록 사업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부품과 세트사업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만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건강과 환경, 라이프케어(Lifecare) 등 신규사업분야는 기존 사업과 함께 10년 후 삼성전자의 양대 축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조직이 적극 협력해 사업을 구체화한다는 그림도 세웠다. 

`정보-통신-AV`중심의 기존 사업에 `의료· 바이오- 환경· 에너지- 편의· 안락` 등 사업을 추가해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얘기다. 

글로벌 위상에 걸맞는 창조적인 조직문화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성과보상 시스템과 감성이 흐르는 글로벌 업무 단지인 `삼성디지털시티` 등 근무환경을 차차 개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전격도입하기로 한 `워크 스마트 인사평가제도`는 좋은 사례다.

누적식 연봉제와 기존 8단계였던 개인평가 등급을 5단계 평가등급으로 바꿨다. `능력만큼 대접하고 일한 만큼 보상한다`는 원칙을 더욱 강화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임직원에 대한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끊임없는 창의와 혁신이 이뤄지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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