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어닝 모멘텀`을 바탕으로 주가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500선 부근까지 직행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 개선 여부가 불투명했던 터라 이 같은 결과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 2분기 실적, 추정치보다 15%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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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 삼성전기(009150), LG디스플레이(034220) 등 지난 23일까지 실적을 공개한 24개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넘어선 곳은 19개 곳에 달했다.
조사 대상이 된 24개 기업은 3곳 이상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실적전망치를 발표하고 해당 기업이 잠정실적을 공개한 곳이다.
이들 기업의 실제 2분기 영업이익과 시장 추정치간의 괴리율은 평균 14.96% 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등은 괴리율이 90% 안팎에 달했다. 시장 추정치보다 두배 가량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 경기침체기엔 전망치도 `보수적`.."3분기까지 이어질 것"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이 이처럼 `깜짝 실적`을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의외로 `당연한 결과` 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경기 침체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보수적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경기 하강 국면 초기에 실제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데 따른 일종의 반작용이다. 실제로 작년 3분기 예상 영업이익과 실제 실적과의 괴리율은 마이너스(-) 7.71% 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괴리율이 무려 -45.18% 까지 벌어져 애널리스트들이 단체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통상 경기 침체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실적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잡게 된다"며 "실적을 100으로 예상했다 하더라도 70 정도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양 이사는 "올 3분기 실적전망까지는 이런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오는 9월까지는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 후 재료 노출에 따른 조정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향후 가이던스가 나쁘지 않아 쉽게 주가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 이후에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봤다. 이 시점 이후에는 기업실적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착시효과`를 넘어서 진정한 실적 개선을 이룬다면 주가는 탄력을 이어가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실망감도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 "2분기 깜짝 실적? 아직 더 지켜봐야"
한편 이같은 `깜짝실적` 행렬에 대해 다른 이유로 경계심을 제기하는 분석도 나왔다. 실적이 좋은 IT기업의 실적발표가 초반에 몰려있어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잠정실적을 발표한 기업중에서도 IT기업을 제외한 포스코(005490), 신원(009270), 삼성물산(000830) 등의 실적은 추정치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는 "2분기 전체적으로 봤을때 수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도 아니고, 환율도 1분기에 비해 불리한 수준"이라며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은 상당히 나빠졌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후 실적발표를 할 기업 중에 IT업종 만큼 깜짝실적을 보일 수 있는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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