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낮은데…" 모델하우스 안 짓는 건설사들

[뉴스 블로그]
  • 등록 2008-01-15 오전 9:28:32

    수정 2008-01-15 오전 9:28:32

[조선일보 제공] 여러분들께서는 자동차를 구입하실 때 꼭 들르시는 곳이 어디인가요? 아마도 자동차 매장일 겁니다. 앞으로 몇 년간 타고 다닐 차의 외관과 내부 모습을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서죠.

그런데 요즘 아파트 분양 시장에선 이런 절차가 대단한 '혜택'처럼 치부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무순위 청약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린 나머지 1~3순위 청약이 끝난 뒤에야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9일 경기도 파주에서 1~3순위 분양받은 A건설은 오는 1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예정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와 평택에서 16~18일 청약에 들어가는 B건설은 모델하우스를 아직 짓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이사 수요가 몰리는 3월쯤 오픈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B회사 분양 담당자는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는 아무리 홍보해도 일반 청약 경쟁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주택 경기가 풀리고 수요가 몰릴 때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홍보를 극대화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이, 청약률 '제로(0)'에 가까운 극심한 분양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건설사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란 점에서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건설사의 이런 홍보 전략에 애꿎은 청약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청약 통장에 묵묵히 가입해 온 노력에 대한 보상은 고사하고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야 할 집의 견본조차 보지 못하고 구입을 결정해야 하니까요.

다른 한편으론 건설사들의 무순위 청약 마케팅이 일반 청약의 경쟁률을 더 떨어뜨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따져봐야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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