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부회장 "韓기업중 신세계 가장 선호"

시장지배력 압도적, 좋은 전략, 좋은 위치 선점
현재 신세계 주식 보유하고 있지는 않아
한국 기업인 중 고 정주영 회장 존경
  • 등록 2007-05-07 오전 10:00:00

    수정 2007-05-07 오전 10:33:43


[오마하=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투자회사 부회장이 한국 기업 중 신세계(004170)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버핏의 오른팔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로 유명한 멍거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오마하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버핏과 기자들의 대담 시간에 동석해 한국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 신세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했다.

현재 멍거 부회장은 미국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내가 코스트코 이사이기 때문에 세계 유통업체들에게 관심이 많은데 신세계가 굉장히 잘 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 좋은 전략, 좋은 위치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매우 똑똑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멍거 부회장은 "과거에는 신세계가 코스트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기업이었는데 지금은 한국 유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월마트조차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한국에서는 신세계가 월마트를 제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 워렌 버핏(좌)와 찰스 멍거(우)

멍거 부회장은 버핏과 마찬가지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아닌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 신세계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접하느냐는 질문에는 "투자은행의 보고서를 포함해 많은 자료들을 읽는다"고 답했다.

한편 멍거 부회장은 한국 기업인 중에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이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조선 등 정주영 회장은 한국 기업사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많이 만들어냈다"며 "조선 분야의 경우 한국이 일본도 제쳤는데 일본을 제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멍거 부회장은 "정주영 회장이 농부의 아들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더욱 대단한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1924년 오마하에서 태어난 멍거 부회장은 버핏 할아버지의 식료품 가게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버핏 일가와 인연을 맺었다. 미시간 대학과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수십 년 전부터 버핏의 사업 파트너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다.

멍거 부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과 주주들이 갖는 대화 시간에도 항상 버핏의 옆에 나란히 앉아 촌철살인의 멘트를 던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한국과 인연이 많으며 한국 문화와 음식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가 한국인이 많은 로스앤젤레스에 살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한국 사람들을 자주 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멍거 부회장은 전쟁과 가난으로 황폐하던 한국이 부존자원도 없이 이뤄낸 경제적 성과를 높이 여긴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뤄낸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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