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8일 경제위기 이후 1년동안의 거시경제 상황 및 잠재적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한 `거시경제안정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월 국회 기획재정위의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정부가 거시경제안정보고서를 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국내외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타고 있으나 하방위험은 여전히 남아있고, 따라서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당분간 유지해야한다는 종전 입장을 그대로 담았다.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력이 아직 미흡한 만큼 재정여력이 축소되는 하반기 이후에도 최근의 회복세가 지속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고, 세계경기의 회복속도, 글로벌 금융부실 및 동유럽 금융불안 가능성, 국제유가, 신종 플루 등 위험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또 하반기 성장률이 자동차 세제지원 등 일시적인 요인이 많았던 2분기보다는 낮아지겠지만 연간으로는 정부의 당초 성장률 전망치인 -1.5%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지했다.
특히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지방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택가격 수준은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강남, 과천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집값이 단기간내 급등하고 있고, 이사철과 맞물려 국지적인 가격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또 미분양주택 적체 등으로 인해 민간부문의 주택건설이 전년대비 41.1% 급감, 2~3년 뒤 수급불안에 따른 가격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민간부문의 주택공급 확대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가계대출의 급격한 부실화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채무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저금리 기조,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사전 채무재조정제도 등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완화되고 있고,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제금융시장에 관련해선 신용경색, 외화유동성 부족 등 위험요인이 올들어 상당부분 개선됐으나 선진국의 고용부진, 상업용 모기지 부실 등으로 인한 불안 재연 가능성은 완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불안이 재발하더라도 자본유출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수지의 경우 내수회복과 환율하락으로 수입 감소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서비스수지가 다소 악화되면서 흑자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는 환율 안정과 디플레 갭 등으로 인해 당분간 안정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세계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회복되고 달러약세 및 공급부문 위축에 투기세력이 가세할 경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거시경제의 중장기 위험요인으로는 ▲급격한 고령화 ▲미래 재정부담 증가 ▲경제위기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 가능성 ▲소득격차 문제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 가능성 등을 꼽았다. 특히 재정부담 능력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의 진행, 4대연금의 재정악화,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른 잠재적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위기극복 이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신속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부상, 기축통화를 둘러싼 논쟁, 글로벌 불균형 시정 등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할 세계경제질서 및 무역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장기적으론 교육·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녹색산업 육성, 부품소재산업 육성 및 기초원천기술 개발역량, FTA(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을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