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광고업계가 차세대 `밀착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휴대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지갑과 같은 일상품이 돼 버린 휴대폰을 통해 비디오와 오디오, 배너 디스플레이 등 TV와 같은 광고를 제공할 계획이다.
마케터들은 오래전부터 휴대폰을 통한 광고에 큰 흥미를 가져왔다. 현재 시판되는 휴대폰 중 다수가 GPS를 장착하고 있어, 소비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선택적인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 예를 들어 한 음식점의 광고를 실시할 때, GPS를 통해 현재 음식점 근방에 위치한 소비자들에게만 광고를 하는 식이다.
모바일 마케팅 어쏘시에이션(MMA)의 로라 메리어트 경영 디렉터는 "휴대폰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은 오랫동안 광고업계가 기다려온 일종의 `특효약`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MMA는 무선 통신사와 광고 대행사, IT업체, 광고주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현재 휴대폰 마케팅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휴대폰 기반 광고들이 보다 세밀한 그래픽과 비디오 클립 등을 갖춰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올해 휴대폰 마케팅의 판도가 급속하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대 통신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스프린트 넥스텔은 3월중 시험 휴대폰 광고를 실시할 계획이다. 휴대폰 사용자들이 짧은 비디오 광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조사·분석하기 위해 일부 고객들을 상대로 표본 조사를 실시한다.
휴대폰을 통한 텍스트 기사와 비디오 하이라이트 등을 서비스하는 스포츠 네트워크 ESPN은 조만간 비자USA, 나이키, 힐튼 호텔 등의 광고주들로부터 짧은 비디오 광고를 받아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이크로소프트(MS), 팹시 등 대기업도 휴대폰 광고를 계획중이다.
그러나 휴대폰 광고는 소비자 단체들 사이에서 심각한 우려를 야기시키고 있기도 하다. 비평가들은 "광고업계가 게시판과 빌딩 벽면, 버스 옆면 등 모든 공간을 다 광고로 메꿔버렸다"고 비난하고 "일상용품이 되버린 휴대폰을 통해 또다시 소비자들의 생활에 맘대로 간섭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영리 소비자 그룹인 커머셜 어럴트의 게리 러스킨 경영 디렉터는 "휴대폰 광고는 광고가 우리 삶의 모든 구석구석을 침투하려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법적인 규제 또한 문제다. 현행 법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개인의 승인없이 가입자의 정보를 타 업체에 매각하거나 무상 제공해선 안된다. 다만 광고를 받을 경우 월 통화료 일부를 할인해주는 것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