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감자 깎는 로봇 만든다”

로봇 SI기업 브릴스
1시간에 40㎏ 감자 박피 가능…내년 상용화
표준화 로봇 솔루션으로 현대차·두산 등서 사업 수주
  • 등록 2024-11-24 오후 1:55:37

    수정 2024-11-24 오후 1:55:37

[인천=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로봇활용이 일상화 되고 있지만 아직 넘보지 못한 인간의 영역이 있다. 바로 감자껍질을 깎는(박피 자동화)다. 이 영역을 세계 최초로 국내 중소기업이 내년 상반기내 정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인공은 ‘로봇 재단사’처럼 로봇을 각 기업 현장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로봇 시스템통합(SI)기반의 ‘브릴스’다.

전진 브릴스 대표 (사진=벤처기업협회)
전진 브릴스 대표는 지난 21일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울퉁불퉁한 감자를 객체 인식 기술(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이용해 대상을 식별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 등을 활용해 로봇이 3초안에 껍질을 깎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감자뿐만 아니라 껍질이 있는 모든 식품으로 박피 자동화를 확대 적용해 인프라의 국산화와 해외 진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브릴스는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개발과제(박피 등 원재료 손실 최소화를 위한 전처리 협동 기술 개발)로 아워홈 등과 함께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 대표는 “박피 자동화 기술은 1시간에 감자 40㎏의 감자 껍질을 벗기고 씨눈 위치를 파악해 감자 활용에 불필요한 부분을 없앨 수 있다”며 “식품 공정 중 원재료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인력 수급 문제 해결, 환경 보호 등 첨단 푸드테크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기술은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 등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내년 1~2분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브릴스 로봇 (사진=벤처기업협회)
브릴스는 로봇 SI 기반 회사다. 로봇 생태계에는 감속기와 모터, 컨트롤러를 사용해 로봇팔을 만드는 로봇 제조회사(공급자)와 이를 실제 도입해 사용하는 수요기업(수요자) 사이에 제조된 로봇에 ‘숨’(운영 시스템)을 불어넣는 로봇 SI 기업이 존재한다. 실제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의 99%는 로봇을 로봇제조사가 아니라 이 로봇 SI사에서 구매한다. 로봇팔 자체는 값비싼 고철 덩어리에 가깝다. 로봇 SI사는 로봇(팔)이 각 공정에 맞게 용접이나, 조립, 검사 등을 할 수 있게 관련 시스템 설계와 제작, 설치, 유지보수 등을 수행하는 솔루션(하드웨어와 관련 소프트웨어 통합 제공)제공 회사다.

브릴스의 강점은 로봇 솔루션의 ‘표준화’다. 기존 로봇 SI사는 로봇 도입 기업 및 공정마다 다른 솔루션을 제공하다보니 고객 수가 늘어나면 개발비·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 국내 로봇SI 중소기업이 영세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브릴스는 지난해 매출 157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억원, 23억원을 기록했다. 전 대표는 “국내 2500여개의 로봇 솔루션 회사 중에 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은 0.3%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브릴스가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표준화 플랫폼을 활용한 대량 양산이 가능해서다. 주요 산업현장 특성을 반영해 표준화 작업을 한 뒤 고객사 상황에 맞는 미세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브릴스는 기술력을 입증받고 다수의 수주를 소화했다. 그동안 현대차(005380), SK에코플랜트, 두산로보틱스(454910), 풀무원(017810), 아워홈, 코웨이(021240), 경동나비엔(009450), 코스맥스(192820) 등 주요 기업에 로봇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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