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스타벅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된 브라이언 니콜을 두고 월가에서 내놓은 평가다. 멕시칸 패스트푸트 체인인 ‘치폴레’를 성공적으로 이끈 그가 위기에 빠진 스타벅스를 다시 구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EO 교체 소식만으로 스타벅스의 주가는 이날 24.5%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214억달러(29조2100억원)가 늘었다. 반면 수장을 뺏긴 치폴레는 7.5% 급락하며 57억달러(7조7800억원)가 증발했다. 니콜의 시장가치가 270억달러(36조8550억원)에 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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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최근 경기둔화, 소규모 커피숍과 경쟁심화, 고객경험(CX) 악화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스타벅스가 발표한 2024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은 91억139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6% 줄었다. 영업이익도 1.8% 줄어든 2억8750만달러에 그쳤다.
동일매장 기준으로 산정하면 매출은 2%로 줄고, 영업이익은 7.5%나 감소했다. 주문건수도 6%로 줄어든 처참한 성적표다. 특히 중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14%나 급감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역성장을 하면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1+1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꺼내 들었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위기 때마다 구원했던 슐츠 스타벅스 창업주는 역시 그에 대해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슐츠는 1986년부터 2000년까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그리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CEO를 역임하면서 스타벅스만의 고객경험을 극대화한 인물이다. 내러시먼은 여전히 스타벅스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슐츠를 달래지 못하며 결국 자리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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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새로 데리고 온 ‘구원투수’는 멕시칸 패스트푸드업체 CEO다. 그는 2018년부터 ‘치폴레’를 이끌며 경영 혁신을 성공적으로 주도한 인물이다. 1993년부터 브랜드를 이끌어온 창업자 스티브 엘스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그는 CEO 재임 기간 치폴레의 이익을 약 7배 늘렸고, 주가는 약 800% 끌어올렸다. 그는 매장 내 주문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배달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공을 세웠다.
니콜은 치폴레 CEO가 되기 전 타코벨(Taco Bell)과 피자헛(Pizza Hut)에서 일하면서 푸드업체를 평정한 베테랑이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는 “브라이언의 리더십에 오랜 기간 감탄해왔다”며 “그가 전환점에 있는 스타벅스에 필요한 리더라고 믿는다. 나는 그를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라고 평가했다.
그의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슐츠가 만들어 놓은 스타벅스만의 ‘고객 경험’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온라인 주문을 포기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고가의 커피 음료를 구매하려는 고객도 점차 줄고 있다. 소규모 커피숍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스타벅스가 치폴레보다 훨씬 더 크고 복잡한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니콜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TIG의 애널리스트 피터 살레는 “스타벅스는 직영점을 비롯해 라이선스 매장, 국내외 매장 등 여러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치포틀 보다 훨씬 더 복잡한 모델이라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치폴레는 일부 공항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라이선스 매장은 거의 없고, 최근 미국 외 지역에서 입지를 넓히려고 하긴 하지만 해외 매장은 스타벅스에 비해 상당히 적다. 특히 스타벅스는 최근 중국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니콜이 중국에 대한 경험이 없는 만큼 이를 충분히 극복할 역량을 갖추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닉 세티안은 “새로운 고객을 연결하는 게 그의 과제”라면서 “(오늘 주가에 나타난) 주주들의 행복감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