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생산·투자 석달만에 '트리플 감소'…소비 5개월째↓(상보)

7월 산업활동동향, 생산 0.1%↓·소비 0.3%↓·투자 3.2%↓
소매판매,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5개월째 감소
"광공업 생산 조정·내수지표 감소…경기 개선 흐름 주춤"
  • 등록 2022-08-31 오전 8:41:38

    수정 2022-08-31 오전 8:41:38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줄면서 세 달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소비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경기 위축과 내수 부진으로 경기 개선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1% 감소했다.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광공업 등에서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 전환했다”면서 “소매판매 등 내수지표들도 감소하면서 경기 개선 내지 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부동산(-5.4%)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숙박·음식점(4.4%), 도소매(0.8%) 등에서 늘면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1.1%)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반도체(-3.4%), 기계장비(-3.4%) 등에서 줄면서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1.4% 증가하고 전년동월대비 17.2% 증가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5.5%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보다 재고가 증가한 주요 업종을 보면 반도체가 12.3%로 증가폭이 제일 컸다. 그 다음으로 화학제품이 2.1%, 기계장비가 1.7% 증가했다. 중국 봉쇄조치 여파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주춤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 산업도 주춤하면서 생산과 출하가 감소한 영향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올해 3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199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의복 등 준내구재(1.9%) 판매는 늘었지만 화장품 등 비내구재(1.1%), 가전제품 등 내구재(-0.8%) 판매가 줄었다.

어 심의관은 “중국 봉쇄조치로 인해 중국 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면세점을 중심으로 화장품 판매가 감소했다”면서 “또 방역조치 해제로 외부활동이 증가하며 가정내 음식료품 수요가 감소했고, 가전제품도 물가상승 등으로 신규나 교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가정내 음식료품 소비는 감소하더라도 외부활동 증가로 숙박·음식점업이나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표적 서비스업생산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소매판매가 감소했더라도 소비의 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어 심의관은 “음식료품 판매는 감소하고 있지만 음식점업이 호조를 보이는 걸 고려했을 때 재화소비에서 서비스소비로 옮겨가는 부분이 있다”면서 “소비 전체로는 개선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2% 감소했다. 항공기 수입이 줄어들면서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6.9% 감소했고,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도 2.1% 줄었다. 국내기계수주는 공공(97.3%)에서 늘었지만 민간(-14.1%)에서 수주가 줄어 전년동월대비 11.0%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토목(-13.4%) 공사 실적이 줄어 2.5%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 기간 0.3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긴축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선행지수는 하락했지만 경기가 위축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어 심의관은 “금융 부문은 호재가 있으면 기대 조정이 빨리 이뤄질 수 있어서 1개월의 사정을 가지고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지 않다”면서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불확실성이 있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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