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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4년 전 연쇄적으로 일어나 충격을 안겼던 용산식당 붕괴나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도 블록체인 기술로 투명하게 건물 모니터링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었다면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30년 넘은 노후건축물이 전국에 270만동이나 있어요. 지금부터 더 늦기 전에 예방해야죠.”
세계 최초로 상용 사물인터넷(IoT)에 DID(분산식별자)를 적용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전배성 SK텔레콤 월렛사업팀 부장은 4년 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여러 붕괴사고를 계기로 노후건축물 모니터링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징후 방치가 큰 사고로..블록체인 투명화로 예방
시작은 중랑구에서였다. 위험구조물 안전진단을 위한 IoT 디바이스인 기울기·균열 측정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했는데,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업자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건물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사업자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왜곡된 데이터를 제출하는 경우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부장은 “실제로 건물 스스로 아무 이유 없이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무너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며 “허가 없이 불법 증축을 하거나 주변 건물을 신경 쓰지 않고 진행된 대형공사로 붕괴사고가 일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는데, SKT의 사물 DID 기술이 해결책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IoT 센서로 기울기나 균열 등 수집한 데이터에 사물 DID를 발급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하기 때문에 보안과 신뢰성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일종의 ‘블록체인 이력서’를 건물에 붙여 지자체 건물 관리 담당자가 투명하게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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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는 직접 서비스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기반 기술 라이센스를 제공하고, IoT 설치에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전 부장은 “일부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타기 위한 일회성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연속성 없이 끝내는 IoT 사업을 많이 봐왔다”며 “우리는 직접 수익을 내진 못해도 탄탄한 강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SKT의 사물 DID를 기반으로 한 위험구조물 안전진단 플랫폼이 전국 단위의 표준화 모델로 쓰이게끔 하는 게 최종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관리 대상에 오른 노후건축물이 270만동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SKT가 로라(LoRa)망을 전국망으로 설치해놓은 것이 다양한 영역에서 IoT 디바이스 표준화를 선도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는 “사물 DID 기반 IoT 사업은 무조건 저렴하면서 전국적인 범용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5G나 LTE는 실시간으로 초단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대신 비용 부담이 크다. 저속, 저용량 데이터 전송만이 필요한 노후건축물 모니터링은 저전력의 배터리를 쓰는 로라망이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군이나 공장처럼 실시간 데이터 수집이 필요한 곳에는 사물 DID가 아닌 다른 보안체계가 필요하다.
노후건축물 모니터링 다음으로는 노지의 디지털 농업 표준화와 대학의 실습장비로 사물 DID 적용 사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 산하 농업과학원, 26개 대학이 모인 혁신공유대학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연내 상용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노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온·습도 및 재배 작물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일해 수집하고, 다른 대학의 학생들도 사물 DID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서로의 실습장비를 사용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전 부장은 “노후건축물 모니터링 플랫폼을 시작으로 사물 DID 시대의 포문을 열었고,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우리의 일상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산업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도록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면서 시장을 선도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