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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일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시승을 마치고 “자율주행차에서 좀 더 앞서 갈 수 있도록 국가가 모든 노력을 다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2022년까지 고속도로와 스마트도로 내에서, 2030년엔 일반도로 등 모든 지역에서 상용화가 가능토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각종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 간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다임러, 아우디, 폭스바겐, BMW, 도요타, 볼보, 닛산 등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거금을 투자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 등 차량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및 삼성, 인텔, 구글, 화웨이, 에릭손, 노키아, 퀄컴 등 IT업체 등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인식과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이를 달갑게 바라보지 않는 시선도 많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사라지게 될 일자리가 훨씬 많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수혜를 입는 산업이 생기는 반면 피해 업종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다’는 개념을 바꿀 수 있다. 현재 차량을 소유하려는 욕구 중 상당수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데서 온다. 늦은 시간 버스나 전철이 끊기고 택시를 잡기 힘들기 때문에 자가차량을 가지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24시간 대중교통 운행이 가능해져 자가차량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주차난을 해소시키고 주차위반도 크게 줄이겠으나, 주차장 운영 및 요금소 직원, 발렛 파킹 요원 등에겐 그닥 좋은 소식이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또 원유에 대한 높은 수요가 유지되는 기간이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도 분석했다. 석유·가스 기업들에겐 직격탄이다. 일각에선 중국과 인도가 전기차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유가하락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기업공개(IPO)를 서두르는 이유도 이같은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십년 간 석유 중심으로 이뤄졌던 산업 지형 전반이 바뀔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하지만 수혜를 입게 되는 분야도 있다. 넷플릭스나 닌텐도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들에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여행이나 휴가 등을 떠날 때 자율주행차에 운전을 맡기고 차량 내에서 보내는 여가 시간이 중요해질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