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만난 구자원 LG CNS 금융사업담당 총괄부장(사진·총괄 컨설턴트)은 최근 금융IT시장 동향에 대해 푸념을 늘어놨다. 그는 "요즘 들어선 중대형 금융사 입찰도 거의 없다"고도 했다.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였을까. LG CNS는 올해 금융사업 매출 목표를 지난해(32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았다. 작년 제1, 2금융권을 통틀어 수주실적 1위(빅3 기준 시장점유율 43%) 답지 않은 목표다.
금융사업 실무 총괄인 구자원 부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또 자신감도 있었다.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을 뿐이지, 연말엔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두 가지 변수가 있는데, 하나는 `해외사업`이고 또 다른 하나는 `런닝 프로덕트(Running Product)`입니다."
우선, 해외 금융시장에서의 승전보를 예상했다. 그는 "현재 중국과 동남아 쪽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 금융사업 매출 확대에 상당한 플러스 알파(α)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엔 `해외사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 등에 대해선 영업상의 이유를 들어 언급을 피했다.
구 부장은 또 "플랫폼 기반으로 한 런닝 프로덕트를 통해 업무효율과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닝 프로덕트`란 금융사업 프로젝트 진행 후 만드는 고객보고서의 핵심(core)을 떼어내 향후 유사 프로젝트에도 실행 가능하게 한 일종의 `시스템 툴(Tool)`이다.
구자원 부장은 경쟁이 치열한 금융·IT시장에서 LG CNS만의 경쟁력을 묻자, 주저 없이 "인력 풀(Pool)"이라고 답했다.
"은행·보험·증권 등 직원들 상당수가 금융회사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고객사와의 소통이 쉽고 원하는 요구를 잘 파악하죠. 경쟁사는 따라올 수 없는 겁니다."
그 역시도 지난 2000년까지 교보생명에서 일해온 금융통이다.
한편, 구자원 부장은 최근 수주 입찰이 품질경쟁에서 가격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좁은 금융·IT시장이 점점 폐쇄돼 가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의 IT 자회사 설립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