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체 "오일머니 끌어오자".. `BRICs`로 질주

  • 등록 2008-06-30 오전 9:42:51

    수정 2008-07-09 오전 10:58:11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세계 양대 시장으로 불려지는 미국과 서유럽 시장을 넘어 러시아, 중남미, 중동,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급속히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서유럽 차 시장이 경기부진으로 구매력이 취약해진 가운데 산유국 중심의 이들 신흥시장들은 오일 머니가 넘쳐나 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북미·서유럽의 차 시장 규모는 각각 6.7%, 1.7% 감소했다. 그러나 신흥시장에서의 차 수요 급증에 힘입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 기간에 3.3%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車판매,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라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5월 현지판매 대수는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나 늘었다. 또 브라질 등 중남미 시장과 아프리카·중동시장에서도 전년대비 각각 42%, 21% 증가했다.

▲ 현대차 2008년 5월 현재 국내·해외 공장 성장률(자료 : 현대차)


현대차는 또 올해말까지 신흥시장에서 전년대비 평균 9~10% 정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의 수요가 18%나 급증할 것으로 나타난 것을 비롯해 러시아 등 동유럽(13%), 인도(8%), 중남미(7%), 아프리카·중동(7%) 시장에서의 큰 성장이 예상됐다.

반면 올해말까지 미국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7.5% 감소가, 서유럽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여 판매 정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의 감소·정체가 예상되는 미국, 서유럽 시장과는 달리 이들 신흥시장은 자원부국으로 고유가 혜택에 따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지에서의 품질 평가와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국산 車업계, 美·서유럽만 시장 아니다

해외 신흥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005380)다.

현대차는 올 2월 인도 첸나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2공장을 짓고 총 6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4월에는 중국 베이징(北京)에도 연산 30만대 규모의 베이징 2공장을 준공, 총 60만대 생산체제를 갖췄다.
 
또 지난 5월에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의 현지공장을 착공했으며 이르면 올 연말께 브라질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 앨라배마(2007년·연산 30만대)와 터키 이즈미트(2007년·연산 10만대)에도 현지공장을 세웠다. 내년에는 체코 노소비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윤태식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체코 공장과 2010년 러시아·브라질 공장까지 가동하면 현대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2010년께 53.5%에 달할 전망"이라며 "특히 신흥시장 생산비중은 2011년에 50.1%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美중심의 車산업..이젠 中서 `승부`

▲ 전세계 車시장 지역별 성장률
기아차는 중국 생산거점인 둥펑위에다기아기차(DYK)를 통해 연간 43만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 질리나(2007년, 연산 30만대) 공장에 이어 내년에는 미국 조지아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현지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쌍용차도 이미 중국 상하이(上海) 도심에서 2~3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에 현지공장 부지를 물색해 뒀으며 베이징 올림픽 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대로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GM대우도 미국이나 서유럽 시장보다 동유럽과 아프리카·중동, 중남미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 신흥시장서 `엘도라도` 꿈꾼다

시장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서유럽 등 기존 주요 시장의 수요 위축도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며 향후 세계 자동차 수요에 대한 시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규모와 함께 올림픽 특수까지 겹쳐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차시장이 급팽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등 신흥시장의 산유국을 중심으로 내구재 구매여건 개선,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러시아, 중동 등 산유국들의 자동차 수요강도는 오히려 고유가시대에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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