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핑 가득 얹은 피자… 파마잔 치즈 뿌린 해물 파스타 ‘이탈리아食’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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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이탈리아 식당 모두 맛본 ‘미녀들의 수다’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
  • 등록 2007-09-06 오후 12:01:01

    수정 2007-09-06 오후 12:01:01

▲ 서울 청담동 "안토니오"에서 스테이크를 맛보는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씨.

 
[조선일보 제공] 어디서 봤다 싶더니 역시나.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Confalonieri·26)씨는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바로 그 ‘이탈리아 대표 미녀’였다.

콘팔로니에리씨는 평소 국제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주한 이탈리아무역관에 인턴십을 신청, 작년 6월 한국에 왔다. 밀라노에 있는 한국인 전용 이탈리아 어학원에서

일하다 사귀게 된 한국인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목적도 있었다. 이탈리아무역관인 콘팔로니에리씨에게 맡긴 업무는 서울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몇 개나 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이탈리아 본토 맛에 가까운 음식을 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물이 이탈리아무역관에서 최근 발간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이드북 서울 2007’이다.

콘팔로니에리씨를 서울 청담동 안토니오(Antonio)에서 만났다. 그가 “제대로 된 이탈리아 음식 맛을 내는 곳”이라며 고른 식당이다.


-가이드북은 왜 냈나요.

“한국에 와보니 이탈리아 식당이 흔해서 놀랐어요. 서울에만도 600개가 넘더라구요. 하지만 이탈리아 정통 요리수업을 받지 못했거나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이탈리아 본토 맛과는 거리가 먼 곳들이 많았어요. ‘이탈리아 요리’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퓨전요리를 내거나, 한국인 입맛에 맞춰 변화를 준다던가.”

-한국에서 이탈리아 음식을 맛보니 어떻게 ‘변절’했던가요.

“‘한국 스타일’(그는 한국어로 똑똑하게 발음했다.) 이탈리아 음식에는 마늘을 과도하게 사용해요. 들어가지 않는 데가 없어요. 마늘은 맛이 강해서 다른 재료를 가리거나 균형을 깰 수 있어요.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마늘은 아주 조금 사용하거나, 기름에 살짝 볶아서 향만 낸 다음 걷어내요.

파스타는 너무 푹 삶아요. 파스타는 약간 덜 익어 쫄깃하게 씹는 맛이 느껴질 정도라야해요. 한국 사람들에겐 정통 이탈리아 스타일 파스타가 덜 익은 것 같나봐요. 또 파스타를 삶는 물은 항상 소금간을 해야하는데, 소금간이 덜 된 파스타를 종종 맛보게 돼요.”

-부드러운 국수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변화를 겪은 이탈리아 음식, 또 뭐가 있을까요.

“카르보나라는 달걀과 파르미지아노(파마잔) 치즈, 잘게 자른 베이컨에 버무린 스파게티입니다. 생크림은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한 스푼 정도 첨가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카르보나라에 달걀은 없고 생크림과 양파, 파슬리, 햄을 넣더라구요.

파스타 소스가 간단하면 정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하는지, 해산물이나 채소를 듬뿍 넣죠. 이렇게 하면 파스타 본래의 깔끔한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아, 또 있어요. 이탈리아에서는 해산물이 들어간 파스타에는 파르미지아노를 뿌리지 않아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거죠. 한국에선 어떤 파스타건 상관하지 않고 파르미지아노를 수북하게 뿌려먹길 즐기더라구요.”

-치즈는 그리 즐기지 않는 한국 사람들이 파르미지아노는 이상하게 좋아하는 것 같긴 해요.

“그렇더라구요. 또 한국 사람들이 샐러드에 과일을 넣어 먹는 걸 보고 충격 받았어요. 이탈리아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거든요. 채소와 과일을 절대 같이 먹지 않아요. 샐러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탈리아식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를 품질 좋은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와인으로 만든 식초)만으로 맛을 내는 것이 보통이지만, 한국에서는 크림처럼 걸죽한 소스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요.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도 이탈리아에서는 볼 수 없어요.”

-새콤달콤한 소스가 희한한가요?

“이탈리아에서는 단맛과 짠맛을 섞지 않거든요.”

-이탈리아 음식과 한국 음식이 그렇게 다른지 몰랐네요.

“거의 정반대 같아요. 이탈리아에서는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스나 조리법은 가능한 단순하게 절제하죠. 한국은 맛과 맛의 혼합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맛을 즐기는 것 같아요. 비빔밥처럼.”

-한국 사람들이 한국 음식과 정반대인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도 모르겠어요. 한국 사람은 밥을 꼭 먹어야 하는데, 이탈리아 음식은 다른 서양 음식과 달리 파스타가 포함되잖아요. 밥과 파스타는 같은 탄수화물이니까 그런가봐요.”

-한국에서 비교적 본래 맛에 가까운 이탈리아 음식은 없나요.

“피자요. 토핑을 과도하게 얹는 경우가 많다는 점만 빼면요. 몇십 년 동안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기가 어디 쉽나요.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거나 여행하고 돌아와 정통 이탈리아의 맛을 알고 찾는 한국인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콘팔로니에리씨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뭔가요?

“삼겹살이요! 불고기도 맛있어요.”

-이탈리아 레스토랑 가이드북에 수록된 식당을 세봤더니 200집쯤 되더라구요. 선정 기준은 뭔가요?

“첫째 정통 이탈리아 요리법을 따르는가?, 둘째 이탈리아산 재료를 사용하는가?입니다.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지, 레스토랑 평가서가 아니란 점을 밝히고 싶어요.”

-가이드북에 실린 식당에 전부 가봤나요?

“네.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모두 방문해 가장 자신있다며 내놓은 음식을 맛봤어요. 배가 부른 상태에서 계속 먹는다는 게, 아주 힘든 작업이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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