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에서 초3 자녀를 키우는 김모씨는 이같이 말했다. 마약 투약 등 학원 소속 원어민 강사들의 범죄 사례가 밝혀지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화 경험을 늘리기 위해 원어민강사와 소통 기회가 많은 학원으로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많지만 강사 검증에는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김씨는 “대사관과 연결해서 강사 이력을 확실히 검증·관리하는 영국어학원만 보냈다”며 이사 후에는 아이를 마땅히 보낼 곳이 없어서 아예 보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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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영어 학원에는 총 1만5956명의 원어민 강사(2023년 6월 기준)가 근무 중인데 이들이 범죄에 연루된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 지역 한 영어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로 일하는 A씨가 미국·베트남 등지에서 마약류를 밀수입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작년 11월 해외에서 영양제를 구매한 것처럼 속여 대마가 든 젤리를 영양제 병에 넣어 밀수입했다.
학원 원어민 강사 채용은 학원장이 모집 공고를 통해 직접 채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행 학원법은 원어민 강사로부터 범죄경력조회서, 건강진단서, 학력증명서, 여권·사증 사본, 외국인등록증 사본(또는 외국인등록사실증명) 등을 받아 검증 후 채용토록 하고 있다. 검증하지 않고 채용한 경우에는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된다. 아울러 학원은 원어민 강사 채용 15일 이후 교육청에 이를 신고해야 한다.
학부모 “강사 정보 제한적” 불만
학부모들은 학원으로부터 제공받는 원어민 강사에 대한 정보가 일방적이며, 그마저도 직접 검증할 수 없으니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기도 거주 학부모 C씨는 “학원에서 주는 정보는 원어민의 출신 국가와 대학 전공, 한국 체류 기간 정도”라며 “그 정보를 교차로 검증할 방법도 없으니 학원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대형 영어학원에 자녀를 보내길 희망한다. 소규모 학원보다 원어민 강사의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공립학교 소속 원어민 교사에 준하는 정도의 지도·감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학원 원어민 강사들의 질을 강화할 방안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