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반대할 사람 없다. 하지만 문제는 형평성” (정의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시와 경찰의 금지에도 3일 오후 도심에서 대규모 기습 시위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 시위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이 예고한 집회에 대해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들며 대규모 집회를 금지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애초 집회 장소였던 여의도에서 종로로 장소를 옮기면서까지 8000명 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700명대를 넘어서는 가운데서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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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민주노총의 집회를 만류했던 서울시와 경찰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민주노총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가 다시금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누구도 국민께 코로나19가 대규모 유행으로 전파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권주자로 나선 이낙연 전 대표도 “방역 실패는 정부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실패가 된다”며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노동운동은 성공할 수 없다. 부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를 거듭 요청한다”고 만류했다.
국민의힘도 강력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을 생각하면 집회를 재고하라”며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노조의 이익만 앞세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밝혔다.
당국도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현재 이 집회는 감염병예방법, 도로교통법 위반,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를 위반한 사안”이라며 3차례의 즉각 해산조치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앞서 213개 부대를 동원해 도심과 한강 다리 등에서 임시 검문소 59곳을 3중으로 운영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경찰은 이날 민주노총 불법 집회를 전담 수사하는 특수본을 꾸렸고, 서울시도 방역에 책임을 물어 고발 의사를 밝혔다.
반면, 집회의 자유와 코로나19 방역을 같이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방역이 우선이라는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하지만 문제는 형평성”이라며 “방역과 집회시위 자유 보장의 병행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현재의 집회 규제 방침은 방역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연장이나 경기장 집합에서 허용되는 인원수와, 집회에서 허용되는 인원수 간에는 차별이 존재한다. 서울시의 경우 집회시위 가능 인원은 10명 미만인 반면, 실내 공연장은 100명 미만까지 입장이 가능하고 백화점 등은 제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집회 참여자 숫자 제한을 넘어, 아예 ‘집회가 금지되는’ 대상 장소가 설정되는 기준 역시 비합리적”이라며 “서울시는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및 종로 일대 등을 아예 집회가 불가능한 ‘집회금지 대상장소’로 설정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 집회를 하는 것이 방역상 위험요소가 있다고 한다면, 청와대 인근의 집회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강남역이나 홍대 앞 등 번화가 일대의 집회를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강 대표는 “정부는 이 문제제기를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코로나 방역 가운데에서도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는 것처럼, 집회시위 자유 역시 가능한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집회를 하려는 주최 측 역시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고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