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장애' 도쿄증권거래소, 일일 거래 정지..'日 증시 신뢰 문제'(종합)

오전 개장부터 거래 안돼.. 결국 일일 거래 중단 결정
"외부 해킹은 아닌 것으로 보여..재개 시점도 미정"
시스템 '애로우헤드' 문제..닛케이 지수 산출도 중단
  • 등록 2020-10-01 오후 1:13:07

    수정 2020-10-01 오후 2:14:39

[AFP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세계 3대 거래소인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21년 만에 일일 거래를 중단했다.

1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이날 거래를 모두 정지한다고 밝혔다. 오전 9시 개장부터 주식 매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정오께까지 복구되지 않자 1일 시장 자체를 아예 닫기로 결정한 것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매매가 하루종일 정지된 것은 1999년 거래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2005년에도 도쿄증권거래소가 마비된 적은 있지만 당시엔 3시간 만에 정상 복구됐다.

현재 도쿄증권거래소는 주가 등 시장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관계자는 “외부의 해킹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애가 발견된 것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였다. 증권사들이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을 넣었지만 주문이 입력되지 않았고 개장 시간인 9시에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거래가 되지 않자 닛케이 주가지수나 토픽스(TOPIX) 등 일본 대표 주가지수 역시 산출되지 않았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인프라펀드, 전환사채(CB) 등의 거래도 무산됐다.

나고야 증권거래소와 삿포로증권거래소, 후쿠오카 증권거래소 등도 전 종목의 매매를 중단했다. 이들 거래소는 도쿄증권거래소의 시스템인 ‘애로우 헤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로우 헤드’는 후지쯔가 설계하고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2010년 가동을 시작해 지난해 11월부터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 애로우헤드를 사용하지 않는 오사카거래소는 주가지수 등의 선물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오사카거래소는 선물거래가 중심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선물 비중이 10%, 현물 주식거래가 90%에 달하는 만큼 이날 증시 전반이 마비됐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 증권거래소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일본 증시에 대한 신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주식 거래 중단의 기술적 이유를 밝히라고 거래소에 지시했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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