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가(家) 장남인 이맹희 씨 측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가 이건희 삼성 회장측 주장에 대해 반박에 나선다.
화우는 이번 이 회장이 제출한 준비 서면 내용이 2008년 특검 당시 주장했던 내용을 스스로 뒤엎는 내용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선대 회장(고 이병철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을 받은 삼성전자 주식은 현재 한 주도 남아 있지 않다"는 내용을 담은 준비 서면을 지난달 27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에 제출했다.
이 회장 측은 서면에서 "선대 회장이 물려준 삼성전자 주식은 이미 처분했고, 차명으로 보유하던 225만여주는 이 회장이 별도로 사뒀던 주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화우 측 차동언 변호사는 "크게 놀라운 일도 없는, 예상했던 수준의 답변"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 획득한 현금을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 10년 상속회복청구권의 시효가 소멸된다는 점을 노린 것 같다"고 평했다.
차 변호사는 하지만 "이번 서면에서 이 회장이 본인의 소득으로 샀다는 225만여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왜 차명 보유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서 "이 회장이 결국 떳떳하지 못한 돈으로 주식을 샀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민사 소송에서는 이겨보려는 취지의 전략인지 모르겠지만, 2008년 특검 때 부인했던 업무상 횡령죄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화우는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005930) 차명 주식의 자금 출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묻는 내용의 반박 서면을 이달 안으로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반박 서면에는 이와 함께 이번 준비서면에서 상대적으로 내용이 부실했던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주식 ▲삼성에버랜드로 넘어간 삼성생명 주식 등에 대한 내용도 요청할 계획이다.
차 변호사는 "이번 준비 서면 내용은 2008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주식, 1998년 삼성에버랜드로 옮겨진 삼성생명 주식 등에 대한 내용은 언급할 만한 게 없을 정도로 부실했다"면서 "이에 대한 자세한 소명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세종의 오종완 변호사는 "아직 변론기일이 잡히지도 않은 상황에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관련기사 ◀
☞이건희 회장 "상속받은 주식, 한주도 없다"
☞"기아차 K9 사면 갤럭시탭 10.1 준다"
☞코스피, 1980선 두고 엎치락뒤치락..`외국인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