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표심은? "그래도 보수" 對 "나아진게 뭐있나"

4.27 재보선 최대 격전지 분당을, 전현직 여야 대표 접전
  • 등록 2011-04-14 오전 8:40:58

    수정 2011-04-14 오전 8:40:58

[노컷뉴스 제공] 4.27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에서는 전현직 여야 대표가 엎치락 뒤치락 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13일 현장에서 살펴본 지역 주민들의 지지세도 엇갈리고 있었다.

"분당만의 이슈보다는 전체 사회문제가 이번 선거결과에 반영될 것 같다. 사교육 문제, 물가 문제...뭐 하나 나아진 것이 없다.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조모씨.37.교사)"물어보나 마나다. 우리야 한결같다. 분당은 그래도 보수다."(이모씨.77)

이처럼 분당 주민들 사이에선, 도시 기반이 자리잡고 고학력.고소득층이 다수인 이 지역 특성상 지역적 이슈는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집권여당의 안정성을 지지하는 축과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대안에 주목하는 다른 한 축이 맞서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야당 지지 움직임이다. 적어도 분당을이 더 이상 '막대기만 꽂으면 되는' 식의 여당 텃밭은 아닌 게 분명했다. 보수 성향의 부유층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정자동에서조차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정자동에 20년째 거주한다는 박모씨(75)는 "요즘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 같은 노인네들이야 여당을 많이 지지하지만 분당 전체로 보면 야당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모씨(34.IT기업)는 "원래 한나라당을 지지했었는데 대기업만 살찌고 일자리는 나빠지고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등 '정권 심판'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미금동이나 금곡동에서는 더 했다. 미금동에서는 특히 신분당선 미금역 설치 문제를 놓고 지역 이슈까지 한나라당에 유리하지 않았다. 이모씨(55.주부)는 "한나라당이 여기가 텃밭이라고 자신만만한데 내세운 공약은 하나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면서 "우리 아파트 주민들이 모이면 실망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단단한 보수 성향이 엿보였다. 김종태(77)씨는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야 지지가 반반인 것 같은데 그래도 강 전 대표가 더 낫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보수 성향 주민들이 터를 잡고 있다. 지난 해 가을부터는 경기가 풀리면서 땅값이 올라 여당에게 더욱 유리한 형국"이라고 봤다.

전과 달리 변화에 대한 욕구나 정권 심판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표율로 연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강승모씨(59.회사원)는 "연령대 별로 차이가 있는데 젊은 층 의견이 반영이 될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조성원(28.회사원)씨는 "야당을 지지하는 젊은 층이 주로 세입자다 보니 등록 주소지가 달라 투표권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지지세가 투표로 반영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승부는 결국 지역 이슈보다는 전국 이슈에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얼마냐 끌어오느냐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분당이 한나라당의 바람대로 '전통의 텃밭' 역할을 확인할지 아니면 민주당의 희망대로 '중산층 변화의 시작'이 될지 선거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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