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비밀계좌 연다..美-스위스 합의

4월이후 협상 합의
최종 타결은 의회 및 국민투표 거쳐야 가능
  • 등록 2009-06-22 오전 9:41:36

    수정 2009-06-22 오전 9:50:15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과 스위스가 조세 회피 가능성 명단에 대한 정보 공유에 합의했다고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는 역외 예금(offshore account)을 통해 조세를 회피해 오던 시대를 종료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가 이뤄졌을 뿐 아직 서명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조세 회피지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이후 각국 정부는 스위스 등 대표적인 조세 회피지역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라는 압박의 수위를 높여 오고 있다. 미국은 4월부터 바로 스위스와 협상을 벌여 이번에 합의에 이른 것이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위스를 당초 조세 회피지역 명단 가운데 `블랙 리스트`에 올릴 방침이었다. 그러나 스위스는 OECD에 개혁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현재로선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앞으로 개선 여지가 있다고 평가된 `회색 리스트`로 한 단계 낮춰졌다.

스위스는 전세계 역외 예금의 27%에 달하는 2조달러를 예치하고 있다.

WSJ은 그러나 스위스와 미국간 정보 공유는 의회 승인과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어서 최종적으로 타결이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위스는 미국을 비롯한 6개국과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최종 타결이 되더라도 불특정한 개인들에 대한 정보는 공유되지 않고 특정 은행의 특정 인물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 공유만 가능해 `은행 비밀주의`의 완전한 근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합의가 미 당국이 스위스 UBS를 대상으로 5만2000명 고객의 정보를 공개하라며 낸 소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세 회피처`의 대명사였던 UBS는 지난 2월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인 고객 명단을 미 당국에 넘겨주며 은행 비밀주의엔 이미 금이 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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