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정부가 달아준 호흡기 덕에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빅3`에 대해 새로운 우려가 제기됐다. 빅3 업체들의 연금 재정이 충분치 않아 1개 이상의 업체가 파산할 경우 연금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연금 수혜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뿐 아니라, 미국인들의 연금을 보증하는 연금지급보증보험공사(PBGC)의 재정도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BGC는 1개 이상의 자동차업체가 파산할 경우 130만 업계 종사자들과 은퇴자들의 연금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PBGC의 재정난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찰스 E.F. 말라드 PBGC 이사는 "자동차 빅3가 증권거래위원회(SEC) 회계기준상 튼튼한 연금 재정을 가지고 있지만, 1개 혹은 그 이상의 업체가 파산할 경우 최대 410억달러의 자금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빅3의 연금이 잘 조성돼 있다고 믿는 것 같지만, 명백히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3년래 사람들이 이 같은 사태를 경고하지 않는데 대해 PBGC를 비난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밀라드는 빅3가 지급해야 할 연금의 76%에 해당되는 자금만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약 20%(200억달러)가 부족하고 크라이슬러는 34%(90억달러 이상)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포드의 연금은 120억달러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PBGC 대변인은 3사가 파산하고 연금 부족이 가시화될 경우, 추정된 부족액 410억달러 중 약 130억달러를 PBGC가 커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에 의해 PBGC의 보장 규모가 제한된 탓이다.
이에 따라 PBGC가 보증해주지 않는 부분은 고스란히 고용인들과 은퇴자들의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또한 PGBC의 적자는 현 수준의 두 배로 급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