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유가, 환율 급등으로 기존 전망했던 인플레이션 궤적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존에는 물가상승률이 3분기 2%대로 낮아진 후 연말 소폭 반등할 것으로 봤는데 3분기 물가상승률이 좀 더 오르고 4분기 들어서야 2%대 후반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2000년 이후 데이터를 살펴보면 에너지 수입물가가 변동한 후 1~2개월 후 소비자 물가에 그 영향이 가장 강하게 파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고유가, 고환율로 수입물가는 전월비 석 달째 오르고 있다.
권 연구원은 “유가의 추가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해도 8월 무렵까지 전년동월비 3%대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물가상승률은 7월 정점을 찍고 3분기말부터 2%대로 내려가 4분기가 돼야 2%대 후반으로 안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평균 국제유가(WTI기준)는 배럴당 80.4달러로 전년동월비 9.6%, 원·달러 환율은 1332원으로 2.0% 상승했다. 작년 2분기 유가가 낮으면서 에너지 수입물가의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3월에 이미 플러스 영역으로 들어섰다. 2분기에는 그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기저효과는 7월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물가가 질어지고 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환경은 내수에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권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불안이 국내 경제에 위기 요인까지는 아니다”며 “가계는 순대외금융자산이 풍부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금융소득을 통해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고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5%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어 외환시장 변동성이 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권 연구원은 “기업 역시 이미 3년 이상 추세적으로 오름세인 환율에 헤지를 늘려놓은 만큼 손실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부담에 대내 수요가 위축되고 환헤지 비용이 점차 오르는 점은 내수 기반의 기업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나 건전성 리스크를 걱정할 때는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