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자주 찾았던 대구를 다시 한번 방문했다. 대일 외교 논란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 하락 추세가 드러난 상황에서 지역 방문으로 지지세를 결집하고 반전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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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다. 김건희 여사와 함께 구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대표팀 유니폼에 글러브까지 갖추고 공을 던졌다.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임기 중 한 차례 이상 프로야구 시구를 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열린 개막전 5경기 중 하필 라이온즈-다이노스 경기는 지상파 중계를 하지 않아 대통령 일정 홍보 측면에서는 구장 방문이 다소 갑작스러운 면도 엿보였다. 또 윤 대통령이 구장 방문 뒤에 이전에도 자주 왔던 서문시장을 곧장 찾아 이번 지역 방문 목적이 집권여당 지지세가 강한 TK 지역의 전반적인 정서를 살피는 데 있다는 인상도 남겼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은 물론 취임 후에도 여러 차례 보수 정당 텃밭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바 있다. 2021년 7월, 같은 해 10월,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해 3월에 차례로 서문시장을 찾았고 당선자 신분으로 지난해 4월, 취임 후인 지난해 8월에 다시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올해 1월에는 김건희 여사 단독으로 서문시장을 찾은 것이 공식 공개돼 눈길을 끈 적도 있다. 당시 영부인마저 다른 지역이 아닌 대구를 재차 찾아 ‘너무 집토끼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야권에서 나왔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광주 양동시장도 오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 인근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 특별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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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같은 대구 방문이 공교롭게도 취임 1년도 안돼 지지율이 급락한 뒤 지지세에 부침을 겪는 국면마다 나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대통령 측의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당 전당대회 기간 오름세를 보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이번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다시 30%까지 떨어졌다.(응답률 10.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대일 외교 실책 논란에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 혼란 등의 영향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윤 대통령이 시구에 나선 대구 삼성 라이온스와 NC 다이노스 경기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홈팀 라이온스의 0대8 영봉패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