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신용도 상위 기업들도 시장에서 줄줄이 외면받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안그래도 고금리에 부담이 커진 기업들은 자금 조달 여건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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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기준 AA- 회사채 금리는 연 5.242%, BBB- 회사채 금리는 연 11.093%에 이른다. 신용도가 좋은 기업들은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아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반면 회사채 발행 흥행에 실패한 메리츠금융지주와 SK리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업용 부동산 등 부동산사업을 하다보니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메리츠금융지주의 1.5년물과 2년물은 금리 상단인 50bp보다 높은 60bp로 발행이 결정됐고, 3년물은 160억원 감액 발행했다. SK리츠도 금리 상단인 50bp로 발행이 결정됐다.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더라도 높은 금리 부담이 적지 않다. 신용 등급 트리플 A급으로 최고 등급인 한국전력의 경우 지난 4일 3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5% 이상 금리로 발행했다. 2년물 금리는 5.5%, 3년물은 5.6%였다. 한전채 발행 금리가 5%대 중반까지 치솟은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은행들도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출 창구문을 좁히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평가 점수가 높은 대기업들도 최근 대출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심사를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은행들도 국내외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대출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신용도 낮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