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연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던 비트코인이 5만달러도 넘지 못했다. 반면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메타버스 등과 연관된 알트코인은 강세를 보였다. 새해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당장 뚜렷한 호재가 없어 코인 투자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께 비트코인 값은 전날보다 0.45% 내린 4만68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주 전보다 8% 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더리움은 하루 전보다 0.31% 올랐지만 1주일 전보다 7% 넘게 하락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잠시 올랐던 가격이 잇따라 내림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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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도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3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78포인트(0.16%) 하락한 3만6338.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55포인트(0.26%) 내린 4766.1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6.59포인트(0.61%) 하락한 1만5644.97에 거래를 마쳤다. 연말 휴가 시즌을 맞아 조용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연간 단위로 보면 지난해 가장 많이 오른 가상자산은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아니었다.
코인마켓캡(12월31일 오후 1시 30분 기준)에 따르면 P2E 게임 갈라게임즈의 ‘갈라’ 코인이 연초 대비 4만5563% 올라 가장 많이 상승했다. 2위는 베트남 블록체인 게임 회사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의 ‘엑시’로, 1만6059% 올랐다. 3위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더샌드박스의 ‘샌드’로 연초보다 1만5957%가 상승했다. 폴리곤(1만4150%), 루나(1만33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시각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코인은 메타버스 코인으로 분류되는 가상 부동산 플랫폼 ‘디센트럴랜드(마나)’로 4565%가 뛰었다. 2위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프렌즈게임즈가 발행한 ‘보라’로, 350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위는 게임 아이템 거래를 위해 만든 엔진코인으로 2122% 올랐다. 비트코인(60%)이나 이더리움(411%)은 상승폭은 이 같은 코인보다 작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자산시장 관련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의 자산관리 회사인 슈로더스의 션 마르코비츠 투자전략가는 언론을 통해 “2021년은 진정한 경제 회복의 해”라며 “2022년에는 팬데믹에 대응한 대규모 부양책이 사라지면서 성장세가 식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브라운 아리스티데스 캐피털 설립자는 언론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을 종료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인상을 하면서 암호화폐가 대규모 매도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투자 분석업체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Fundstrat Global Advisors)의 매니징 파트너 톰 리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죽지 않았다”며 10만달러 돌파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전망에 변함이 없다고 낙관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통화에서 “지난해 연말에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 올릴 심리적 호재가 없었고, 올해는 코인 시장이 급격하게 출렁거릴 것”이라며 “신중하게 옥석을 가리는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이 지난달 3일 5만6951달러를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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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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