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인사도 못한 황교익 "최악의 장면...이낙연, '일베'와 달라"

  • 등록 2021-08-18 오전 8:57:11

    수정 2021-08-18 오전 8:57:1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기도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돼 논란이 되고 있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JTBC ‘뉴스룸’에서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제 인생 최악의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황 씨는 지난 18일 ‘뉴스룸’ 인터뷰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늘 종일 감정이 격해져 있었다. 어떤 기자에게는 내 목소리를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며 “울분이 가득한 목소리였기에 듣기 거북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울분이 바닥까지 내려와 많이 지친 상태에서 한 인터뷰”라고 토로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지난 13일 황 씨가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들과 야당에선 이재경 경기지사의 중앙대 동문인 황 씨가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옹호한 이력 등을 들면서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는 점을 들어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이낙연 캠프에선 황 씨의 과거 음식 평론을 언급하며 “경기 관광공사보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황 씨는 “이낙연은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황 씨는 뉴스룸 인터뷰에서 “저한테 친일 프레임이 씌워진 것이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면서부터다. 문재인 정부와 반대쪽에 있는 일베(일간베스트) 등 극우 집단들이 저한테 정치적 공세를 하기 위해서 친일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3년 정도 계속해서 시끄러웠었는데 2020년 들어와서부터는 조용했다. 더 이상 친일 프레임을 씌울 수 없었던 이유가 제가 한 말과 글에서 일부분 잘라와서 비틀고 왜곡한 결과”라며 “제가 일본 음식이 한국 음식보다 더 낫다라고 한 적 한 번도 없다. 그런데 그런 말이 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버려진, 더불어민주당으로 보자 그러면 적의 칼을 가져와서 같은 문재인 정부의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저 황교익의 등에다가 칼을 꽂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와 특별한 친분이 없으며 보은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한 황 씨는 자진 사퇴 또는 내정 철회 등이 언급되는 데 대해 “제가 갖고 있는 권리를 포기하라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저는 경기관광공사의 사장으로 공모절차를 거쳐서 정당하게 서류전형과 면접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후보자 입장에 있다”며 “저한테 제가 확보한 권리를 어느 누구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할아버지가 오셔도 이것은 권리 포기를 이야기하지 못한다. 왜 나한테 권리를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라고 정치인 여러분들 나한테 이야기를 하시는가? 당신들 정치인들 그런 식으로 문화인사들에 대해서 함부로 대하는 것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씨는 이날 앵커의 인사에도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인터뷰를 마쳤다.

지난달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유튜브 ‘황교익TV’ 영상 캡처)
이후 황 씨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종일 이낙연의 친일 프레임 때문에 크게 화가 나 있었다. 이낙연이 저에게 ‘너 죽이겠다’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읽었다”고 했다.

그는 “전문가는 평판에 흠집이 나면 직업 생명이 끝난다. 이낙연이 제게 던진 친일 프레임은 일베들이 인터넷에서 던진 친일 프레임과 성격이 다르다. 일베들이 아무리 왱왱거려도 저의 평판에는 작은 흠집이나 낼 뿐이다. 이낙연은 국무총리까지 지낸 유력 정치인이다. 제 모든 것을 박살낼 수 있는 정치권력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정치적 발언을 하지 못한다. 사장 후보자가 되었을 때에 지금부터 정치적 의견을 내지 말자고 결심을 했다. 그래서 페북에 고양이 사진이나 올렸다”며 “그러나 저를 죽이자고 덤비는 이낙연의 공격에 저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이낙연의 네거티브에 걸려든다는 걱정이 있는 줄 알지만, 저는 정치 따위 모르겠고, 저의 인격과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이니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저는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며 “제 공격이 이낙연에게 큰 타격을 줄 것 같지는 않지만 저는 저를 죽이겠다는 공격에 맞설 수밖에 없다. 지더라도 당당히 지겠다. 그러니 물러나라는 소리는 제게 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김어준, 주진우 씨와 함께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여권의 스피커 역할을 했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선배님, 파이팅입니다. 절대 물러나지 마십시오. 호랑이 등에 타셨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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