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이파이 기술 개발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성과 시스코 두 회사 간의 협업이다.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행사에서는 양사가 오랜 기간 이어온 협업 사례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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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강훈 시스코코리아 부사장은 “시스코와 삼성전자의 기술 협력을 통해 구현된 와이파이 6E는 기존 무선 주파수 대역뿐만 아니라 확장된 6GHz 대역을 지원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지금까진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와 성능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무 삼성전자 무선 컨버전스 개발그룹 상무는 “출시 전 개발중인 제품과 관련해 협업을 하다보니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며 “기 출시된 갤럭시 S9폰에 와이파이6를 적용한 별도의 기기를 만들어 ‘언팩(제품 공개)’ 전까지 보안을 유지하며 공항, 대학, 사무실 등 실사용 환경에서 개발 연동 시험을 진행했었다”고 회상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을 소개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기술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두 개의 주파수 대역(2.4GHz, 5GHz)만으론 와이파이6의 기술적 장점을 실현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와이파이6가 제공하는 최대 속도는 초당 9.6기가비트(Gbps)인데 가용 주파수 대역의 한계로 160MHz의 채널 대역폭을 사용할 수 없었다. 또 간섭으로 인해 오히려 속도가 안 나는 경우도 있었다. 와이파이 6E에서 6GHz의 새 주파수 대역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진 부사장은 “기존 주파수 대역보다 간섭이 적은 ‘청정’ 주파수이기 때문에 와이파이6 표준 기술이 이야기하는 고속의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상무도 “기존 단말들로 가득 찬 도로에선 시속 150킬로로 달리는 자동차도 느려질 수 밖에 없다”며 “‘아웃토반’에서는 와이파이6 기기만 사용할 수 있게 해 느린 기기들과 공존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고 부연했다.
이어 “8K 화면으로 ‘딜레이’ 없는 화상회의를 하고, 학교나 병원에 적용하면 교사들의 표정과 환자의 혈색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획기적인 영상 품질, 사용자 편의성으로 가상현실(VR)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상무는 와이파이 6E가 메타버스, 가상현실 기술의 수요와 공급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결국 와이파이는 고품질, 저지연을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현실을 비롯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방법으로 기기를 조작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의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