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로 모바일 세상 업그레이드"…손 꼭 잡은 삼성·시스코

2018년 와이파이6 개발하면서부터 긴밀히 협업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1에 '와이파이 6E' 지원
"기존 느린 기기들과 공존으로 인한 문제 해결"
"와이파이 6E로 구현된 세상…초고화질 영상회의에 환자 혈색까지 확인"
"메타버스 기술 수요·공급 폭발시킬 것"
  • 등록 2021-06-26 오후 2:48:13

    수정 2021-06-26 오후 3:12:16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1은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폰이다. 와이파이 6E는 쉽게 말해 기존 도로들이 자동차(단말)들로 가득 차 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아우토반(주파수 대역)’을 만들어 자동차들이 빨리 달릴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이런 와이파이 기술 개발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성과 시스코 두 회사 간의 협업이다.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행사에서는 양사가 오랜 기간 이어온 협업 사례가 소개됐다.

시스코 커넥트 온라인 행사 캡처


이날 진강훈 시스코코리아 부사장은 “시스코와 삼성전자의 기술 협력을 통해 구현된 와이파이 6E는 기존 무선 주파수 대역뿐만 아니라 확장된 6GHz 대역을 지원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지금까진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와 성능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밀접하게 협업하기 시작한 건 2018년 와이파이6를 개발하면서부터다.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속도가 느려지는 성능 저하를 체감하는 상태였다. 두 회사는 혼잡한 환경에서 와이파이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최종무 삼성전자 무선 컨버전스 개발그룹 상무는 “출시 전 개발중인 제품과 관련해 협업을 하다보니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며 “기 출시된 갤럭시 S9폰에 와이파이6를 적용한 별도의 기기를 만들어 ‘언팩(제품 공개)’ 전까지 보안을 유지하며 공항, 대학, 사무실 등 실사용 환경에서 개발 연동 시험을 진행했었다”고 회상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을 소개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기술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두 개의 주파수 대역(2.4GHz, 5GHz)만으론 와이파이6의 기술적 장점을 실현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와이파이6가 제공하는 최대 속도는 초당 9.6기가비트(Gbps)인데 가용 주파수 대역의 한계로 160MHz의 채널 대역폭을 사용할 수 없었다. 또 간섭으로 인해 오히려 속도가 안 나는 경우도 있었다. 와이파이 6E에서 6GHz의 새 주파수 대역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진 부사장은 “기존 주파수 대역보다 간섭이 적은 ‘청정’ 주파수이기 때문에 와이파이6 표준 기술이 이야기하는 고속의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상무도 “기존 단말들로 가득 찬 도로에선 시속 150킬로로 달리는 자동차도 느려질 수 밖에 없다”며 “‘아웃토반’에서는 와이파이6 기기만 사용할 수 있게 해 느린 기기들과 공존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고 부연했다.

최 상무는 또 “와이파이 6E로 구현된 세상은 훨씬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화상회의를 예로 들었다. 예를 들면 건설사 회의실에서 건축 도면을 보면서 갤럭시폰을 통해 8K(초고화질)로 촬영한 현장의 시공 화면을 보내는 식이다. 최 상무는 “현재의 화상회의가 현실의 다운스케일 버전이라면, 와이파이 6E 화상회의는 현실의 업스케일이거나 현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8K 화면으로 ‘딜레이’ 없는 화상회의를 하고, 학교나 병원에 적용하면 교사들의 표정과 환자의 혈색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획기적인 영상 품질, 사용자 편의성으로 가상현실(VR)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상무는 와이파이 6E가 메타버스, 가상현실 기술의 수요와 공급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결국 와이파이는 고품질, 저지연을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현실을 비롯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방법으로 기기를 조작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의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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