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in 난징', 4000만원 모금→사업 무산→정의연 계좌

  • 등록 2020-05-21 오전 8:06:37

    수정 2020-05-21 오전 8:06:37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지난 2016년 중국 난징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숲을 조성하겠다며 4000만 원을 모금했지만, 실제 해당 숲은 조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대협은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 및 마리모드와 함께 2016년 9월29일부터 2017년 1월 13일까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숲 조성프로젝트인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in 난징’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당시 난징 숲은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in 서울‘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한 곳이었다. 난징은 대표적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지역으로, 일본군이 이곳에서 운영한 위안소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40여 개소에 이른다.

이후 이 프로젝트를 위해 2016년 10월18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착공식이 열렸다. 당시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해 기념 식수를 심는 시삽 행사를 진행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016년 10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in 난징’ 행사에서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에게 중국 난징 리지샹 위안부 박물관으로 보낼 기념 식수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자리에서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한중 합작으로 난징 위안소 자리에 조성할 계획”이라며 “난징 위안소 자리에 숲을 조성하는 일은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화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행사에서 길 할머니는 ‘평화와 기억 ‘의 의미를 담은 나무를 난징 위안소 박물관 측에 전달했다. 이 나무는 난징 위안부 추모숲에 심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프로젝트는 당사자 협의를 통해 조용히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트리플래닛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2017년 당시 정대협, 마리몬드 측과 논의한 결과 국내 숲 조성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나무 몇 그루를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마포구 쉼터 평화의 집에 심고 후원금 잔액은 마리몬드 측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특히 마리몬드는 프로젝트 기부 목적으로 ‘소녀와 숲’ 팔찌를 판매, 2885만 3500원의 수익을 거뒀다. 마리몬드 수익금을 포함해 약 3개월 동안 후원자 156명으로부터 모은 후원금은 4045만 4911원이었다.

하지만 마리몬드는 프로젝트가 무산된 후에도 후원자, 팔찌 구매자 등에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마리몬드 측은 “담당자가 변경돼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해외에 추모 공원을 조성한다며 받은 후원금이 정의연 계좌로 흘러간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회계부정 의혹 등이 제기된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12시간 만에 종료됐다.

앞서 사단법인 ’시민과 함께‘, 사법시험준비생모임,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을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잇따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이 있는 마포구를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윤 당선인의 기부금 횡령 의혹, 위안부 피해자 안성 쉼터의 매입·매각 문제 등과 관련한 사건들이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작업이 끝나는 대로 윤 당선인 등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물품을 옮기고 있다. 검찰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정의기억연대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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