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한국 자동차 섹터 자체가 엔저 여파에서 벗어나기 힘들겠지만 엔저로 인한 부진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만큼 변화를 통해 자동차 업종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 레벨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현대차가 변해야 엔저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고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반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수 있다”며 “국내 증시 레벨업을 위한 중장기 과제와 일맥상통할 수 있는 현대차의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우선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기업 인수합병(M&A)과 글로벌 메이커간 연합전선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완성차 5대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기술기반과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는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다임러 벤츠,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예에서 볼 수 있뜻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식의 공조체제 구축도 현대차의 전략적 취약점 보완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두번째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주주친화적 재무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과 3분기 실적부진으로 실망한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중간배당 도입 등을 내놓기는 했지만 글로벌 완성차 수준에 맞는 배당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12개월 배당수익률을 보면 미국의 포드와 GM, 독일의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은 2~3%고 도요타와 닛산도 1.5%다. 하지만 현대차는 1.3%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내수시장에 대한 접근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입차 공세로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한번 외제차로 떠나간 소비자가 국산차로 돌아올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
김 연구원은 “소비자의 변심은 상당 부분 내수시장 홀대에서 비롯된 현대차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에 연유하고 있다”며 “내수시장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근본적인 내수 소비자 접근전략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