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외국인 원화채권 투자 지속.."10월초가 고비"

외국인 9월들어 보유잔액 4306억 증가
"원화약세로 환차익 축소..향후 환율 방향이 관건"
  • 등록 2011-09-27 오전 9:51:52

    수정 2011-09-27 오전 9:51:52

마켓in | 이 기사는 09월 27일 09시 2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수 규모는 둔화됐어도 태국·중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다. 덕분에 채권은 주식과 원화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대로 환율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의 채권 매수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내달 3일로 예정된 그리스 6차분 구제금융 집행 여부가 단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 9월에도 순투자 지속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외국인의 채권 보유잔액은 85조1049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에 비해 4306억원 증가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기 직전인 7월(3조3580억원)보다 보유잔액 증가폭이 크게 줄긴 했어도 주식에 비해서는 양호하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조870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덕분에 채권값도 주식·원화값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1800선에서 버티던 코스피 지수는 1600선으로 미끄러진 반면 103선으로 하락했던 국채선물은 104선을 회복했다. 주식을 판 자금을 달러로 바꾸는 주식 역송금 수요와 역외세력의 달러강세 베팅에 달러-원 환율은 23일 한때 1190원대로 상승했다.

외국인이 채권을 사들이는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란 세계적인 추세와 한국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양호하다는 인식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재정건전성과 경기 흐름이 유럽과 미국보다는 좋기 때문에 갈 곳 없는 신흥국가의 채권 자금이 한국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9월 들어 유럽계 자금은 빠져나갔지만 중국·태국 등 중앙은행 자금은 계속 유입됐다"며 "단기투자 성격을 띠는 은행의 재정거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중앙은행들의 투자자금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안정 여부가 관건"

다만 외부 불안이 높은만큼 외국인의 채권자금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사항이다. 실제로 지난주 채권시장에서 핌코와 프랭클린템플턴이 원화채권을 처분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향후 환율 움직임이 외국인의 매매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고, 신규 매입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운용역은 "외국인이 아직까진 매수하고 있지만 이머징 펀드로 자금이 대량으로 들어오긴 힘든 분위기이고, 그동안 원화절상으로 거뒀던 환차익이 환율 급등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원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의 자금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주 발표될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적자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원화채권의 안전자산 지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0월 초 그리스 자금지원이 이뤄지면 디폴트 우려는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완화되면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채권값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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