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연비기준, 현대차에 호재야 악재야?

현대차 중소형車 판매비중 많아 연비총량 유리
연비 충족비용 현대차 대당 745달러·미 빅3 1200달러 이상
  • 등록 2011-07-13 오전 9:23:52

    수정 2011-07-13 오전 9:23:52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미국 정부의 자동차 연비 기준 강화 방안이 현대차(005380)그룹에 호재가 될지 아니면 악재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큰 틀에서는 소형차 판매비중이 높은 현대차에 득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업체들의 반발로 미국업체들에 특혜를 줄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자동차 연비를 현재의 두배 수준인 갤런당 56.2마일로 올리는 미국의 새 연비규정이 시행되면 소형차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나 일본업체들에 유리하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 현대차, 중·소형차 판매 비중 73%

실제 현대차의 올 상반기 미국내 중·소형차(쏘나타 아반떼 엑센트) 판매 비중은 73%에 달한다. 또 미국내 연비가 갤런당 40마일인 차종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반떼, 엑센트의 누적판매량이 지난달 말 미국 진출 완성차업계 처음으로 10만대를 넘기도 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올 하반기 연비 40mpg급의 벨로스터를 출시하는 등으로 오는 2025년까지 연비 규정을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앞으로 새 연비기준을 초과하면 최대 2만5000달러까지 벌금을 물거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며 "한국업체와 일본업체는 하이브리드차 기술과 친환경차 개발에 필수인 배터리 기술이 있어 타격이 덜 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독일 고급차업체들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비기준 초과로 가장 벌금을 많이 낸 브랜드도 재규어 랜드로버(330만달러), 메르세데스-벤츠(290만달러), 포르쉐(150만달러) 순이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 빅3업체도 마찬가지다. 실제 미국 환경청에 따르면 오는 2016년 평균 의무 연비수준인 갤런당 35.5마일을 맞추기 위해 미국 빅3 업체는 대당 100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크라이슬러 1328달러, 포드 1228달러, GM 1219달러 순이다.

BMW 역시 대당 1453달러 포르쉐 1206달러의 비용이 들게 된다. 이는 연비 개선을 위한 신기술 개발, 소재개발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대당 745달러 501달러 정도 소요된다. 도요타 역시 455달러 수준이다.   ◇미 빅3에 특혜 가능성 제기.."그래도 연비 총량 유리"

하지만 한국업체와 일본업체들에 유리한 기준에 미국자동차업체들이 반발하면서 미국업체들에 일부 특혜를 주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미국 빅3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대형 모델에 대해선 연비 기준 적용을 유예하고, 소형 SUV나 미니밴 등엔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소형 SUV나 미니밴을 주로 판매했던 한국업체와 일본업체들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것.

다만 현대차 한 임원은 "구체적인 안은 오는 9월 결정되는데 미국업체를 상대적으로 배려하는 쪽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다 해도 앞으로 기름값이 올라가면 대형 픽업트럭의 선호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전체 연비 총량 측면선 우리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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